[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소비자 식탁에 위협이 되는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 시판 중인 섬유유연제 제품 일부에서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흘러들어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킬 수 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섬유유연제 12종에 대해 국가공인 시험검사기관인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에 6월 26일~7월 26일 검사를 의뢰했다. 미세 물질 성분 분석이 가능한 SEM(주사전자현미경)-EDS(에너지분산형 분광분석기), FT-IR(적외선 분광분석기) 등이 이용됐다. 그 결과 제품 5종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음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피앤지 다우니 보타니스 코튼, 레노아 해피니스, 다우니 레몬그라스 3개 제품, 피죤의 리치퍼퓸 로맨틱 플라워, 리치퍼퓸 시그니처 미스틱 2개 제품 등 총 5종의 섬유유연제에서 50㎛ 미만의 캡슐로 추정되는 구형(공 모양) 입자가 검출됐다.

피앤지 3개 제품에서 검출된 물질은 멜라민 수지로 추정되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캡슐로 추정되는 손상된 모양의 구형 입자로 확인됐다. 피죤 2개 제품에서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은 폴리아크릴레이트계열로 추정됐다. 피죤 프리미엄 핑크 제품은 잔류한 캡슐 양이 많지 않아 성분 측정이 불가능했다.

엘지생활건강의 샤프란 핑크, 꽃담초수 자스민, 아우라 윌유메리미와 애경의 아이린 핑크, 무궁화의 아로마뷰로즈, 유니레버의 스너글 프레쉬코튼 등은 잔류물이 검출되지 않았다.

녹소연은 “최근 국제적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어패류 섭취 시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면서 “미세플라스틱은 입자가 작아 혈관, 림프 체계를 통해 인체에 침투해 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우리 해양생태계가 미세플라스틱에 많이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는 수두룩하다”고 했다.

녹소연에 따르면 최근 국립생태원은 금강 수계 6개 지점의 물 시료와 5개 지점의 물고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서울, 광주, 부산 등 대형 수산물 시장에서 판매하는 굴·담치·바지락·가리비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국내 판매 중인 국내산 소금 2종과 외국산 소금 4종(해양수산부), 먹는 샘물 6개 제품 중 1개 제품(환경부)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2017년 7월부터 화장품 원료로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환경부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든 섬유유연제를 비롯해 세정제, 자동차용 코팅제 등 생활화학용품을 연내 규제방안을 만들고 유예기간을 거쳐 2021년부터 규제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