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SH공사, 저이용 공공부지 복합개발
국제설계공모로 설계안 선정 완료, 2020년 착공, 22년 하반기 입주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서울시가 경의선 숲길 끝 연희동 일대 교통섬 유휴부지와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앞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를 청년 맞춤형 공공주택으로 조성한다.
이들 대상지는 역세권에 위치해 교통의 요지임에도 불구하고 도로로 둘러싸여 주변과 단절되고 효율적으로 공간 활용이 되지 못했던 곳이다.
기존 세대수 개념에서 벗어나 공유주택, 1인 주택 등 가변적 ‘청년주택’은 총 500명 입주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공유워크센터, 청년창업공간, 청년식당 같은 ‘청년지원시설’과 공공피트니스, 도서관 같은 ‘생활SOC’, 빗물펌프장 같은 ‘기반시설’이 마련된다.
서울시와 사업대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2일 연희‧증산 혁신거점 설계공모(5.20.~7.23.)의 당선작을 공개했다.
연희동 교통섬 부지는 17개 작품(국내 16, 국외 1),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는 14개 작품(국내10, 국외4)이 접수됐으며 2단계 심사를 거쳤다. 연희지구는 조민석 건축가(㈜건축사사무소 매스스터디스), 증산지구는 이진오 건축가(㈜건축사사무소 SAA, 스키아,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바람부는연구소)의 안이 각각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교통섬 위 공공주택’으로 재탄생할 경의선숲길 끝 교통섬 유휴부지는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경의선숲길과 가좌역(경의중앙선), 홍제천을 연결하는 보행 거점에 위치한 특성을 살려 청년활동시설과 생활SOC가 결합된 청년주택이 된다.
당선작에 따르면 연면적 9,264㎡, 지상 7층 규모로 200인 내외의 가변형 청년주택과 청년창업지원센터, 도서관, 청년식당, 마켓, 옥상텃밭, 운동시설 등이 입체적으로 배치된다. 빗물펌프장을 신설하고 이를 인공지반으로 활용해 주거와 어우러지면서도 홍제천을 조망할 수 있는 레벨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홍제천변에 이미 조성되어 있는 자전거길을 연장해 건물 주변을 잇는 자전거길을 만들고 1층에 카페와 식당 등을 배치해 ‘자전거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앞에 위치한 내부순환도로 소음에 대비해 전면부에는 실내정원, 피트니스센터를, 후면에는 주거공간을 배치한다.
증산빗물펌프장 부지는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인접해 있다. 해당 부지는 서울 서북권과 일산, 파주, 운정 등 수도권 신도시를 연결하는 관문지역으로서 수도권 통근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청년주택으로 조성된다.
당선작은 기존 빗물펌프장 상부에 데크를 설치, 새로운 지층을 만들어 연면적 10,349㎡, 지상 13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제안했다. 1인주택(100호)과 공유주택(65호)가 결합해 300여명이 입주 가능한 청년주택과 공유오피스, 코인빨래방, 공유키친, 공공피트니스, 농수산물 마켓 같은 생활SOC(3,047㎡)가 조성된다.
주거공간은 불광천 방향과 남향으로 면하도록 계획해 채광과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테라스식 주택을 계단형으로 배치해 텃밭 등 공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선큰을 통해 DMC역으로, 보행데크를 통해 불광천 수변공간으로 접근할 수 있는 보행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빗물펌프장 상부에 짓는 주택이기에 소음, 진동, 악취 등 우려가 있다. 설계공모 전 관련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충분히 대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고 실시설계 단계에서는 전문가 참여, 자문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이달 말 설계에 착수해 연내 지구계획 수립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공공주택 통합심의, 2월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거쳐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2020년 하반기 착공하면 2022년 하반기에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시장은 “공공주택 공급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고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들에게는 생활안전망이 된다”면서 “저이용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최고의 건축가를 선정해 청년주택과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생활SOC를 함께 조성하고, 지역의 활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도심 속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콤팩트시티의 일환으로서, 저이용 도시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서울시 내 기반‧공공시설과 주택‧생활SOC 복합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