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인 호텔신라가 베이커리사업을, 범LG가인 아워홈이 순대·청국장 사업을 철수키로 하면서 다른 대기업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총선(4월 11일)·대선(12월 19일)을 앞두고 정치권이 대기업 압박에 나서고 있고, 이 대통령도 대기업들의 서민 밥그릇 뺏기 행태를 꼬집는 발언을 한 상황이라 여론 도마위에 오른 재벌가 딸들이 사업을 지속할지 주목된다. 
 
27일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호텔신라가 베이커리사업에서 철수하고 범LG가의 식품회사인 아워홈도 순대·청국장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며 "이번 철수 결정이 롯데와 신세계가 운영중인 베이커리 사업 철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네요"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지난 26일에는 분식업, 제빵업, 세탁업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주로 영위하는 업종에 대기업의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베이커리 사업 철수를 결정한 호텔신라 외에 신세계와 롯데가 대표적인 재계 2, 3세의 제빵사업 진출 사례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가 '포숑'이라는 브랜드로 롯데백화점에서 베이커리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장 씨가 이끄는 블리스는 포숑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초 블리스를 설립하며 12개로 출발했지만 강남, 안양 등 5개 점포를 철수한 상태다.
 
신세계는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명희 회장 딸)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신세계SVN을 통해 외식사업을 하고 있다. '데이앤데이'는 이마트 118개 매장에, '달로와요'는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1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자사의 베이커리 사업이 다른 재벌딸들의 베이커리 사업과 함께 묶여 거론되는 것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데이앤데이와 달로와요 등은 지난 1997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본격화된 다른 대기업의 사업과 차이가 있다"며 "게다가 로드샵에 진출하지 않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이슈와 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재벌가의 2, 3세들이 계열사를 통해 손쉽게 사업을 펼친다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경부터 재벌 2, 3세가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임대료나 판매수수료를 낮게 책정해주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청와대도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영역확장과 관련해 현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재벌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중소기업중앙회가 파악하고 있는 대기업의 소상공인 업종 진출 현황은 범LG가 아워홈(순대), CJ푸드빌(카레), 매일유업(카레), 대명홀딩스(떡볶이), 농심(뚝배기 설렁탕) 등이다. 중앙회는 오는 3월부터 유통업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선정할 계획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호텔신라와 아워홈의 관련 사업 철수와 관련해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는 다른 대기업에게도 귀감이 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는 분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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