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업체, “시에서 우리가 신규노선 운행 안 한다고 했다는데 사실 아냐”
파주시 측 “시민의 편에서 생각해달라, 운송업체에서 보조금 요구해 더이상 얘기 진행 안 돼...”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파주시에서 버스 신설노선 및 신규면허 문제로 관내 운송사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파주시청 앞에서 관내 운송사업자인 신성교통과 신일여객 관계자들이 '신규노선, 신규면허발급' 과정에 대한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진= 우먼컨슈머)

버스 등에 새로운 노선이 생기거나 변경될 경우 시내버스운송사업 면허 발급 권한 등은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자치단체장은 기존 사업자 등과 논의 후 이를 시행해야한다.

운송 관계자 말에 따르면 파주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규 노선을 계획 중인 가운데 기존 사업체를 배제한 채 일을 진행했고 추후에 이 사실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것이다.

기존 사업체 2곳은 신성교통과 신일여객으로 현재 파주시청 인근에서 특혜 논란을 지적하며 시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파주시청 앞에서 관내 운송사업자인 신성교통과 신일여객 관계자들이 '신규노선, 신규면허발급' 과정에 대한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사진= 우먼컨슈머)

신일여객 관계자는 23일 본보 기자와 통화에서 7월 10일 신규노선에 대한 관외업체의 신규면허발급 과정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공문으로 받아본 게 아니며, 시 관계자가 직접 사무실로 찾아와 “욕 먹으러 왔다”며 상황을 전하러 왔다고 설명했다.

신일여객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새로운 노선이 생기면 기존 사업체에 통보하고 의견을 조율한다. 이번엔 그런 것이 전혀 없었고 신규 업체에 신규면허까지 발급해준다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양 운송업체 반발이 거세지자 12일 최종환 파주시장과 면담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양 업체는 최 시장에게 “특혜 행정이고 밀실행정이며 재량권 남용 소지가 있다, 우리가 노선을 운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버스업체에서 안 한다고 해 타 업체를 선정했다'는 말이었다.

관계자는 “우리는 신규 노선 운행을 안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신규 노선인 운정- 동구청 구간은 이미 많은 노선이 있고 집 근처에서 내리길 희망하는 승객들이 많아 민원이 있었던 것은 알고 있었다"면서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었지, ‘안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지난 5월, 5년 한정면허로 신규노선 운행과 관련한 공개입찰이 진행됐고 새로운 버스회사가 들어왔지만 문제가 없었다. 공개적으로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기회가 균등하지 않았고 공정한 과정으로 볼 수 없다”고 시의 공정하지 못한 사업 추진을 지적했다.

아울러 관허 사업인 버스회사의 허가권자가 지자체장이기 때문에 특혜를 가진 업체가 생긴다면 앞으로 있을 허가사항 등에서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두 운송업체는 시와 원만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파업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에 피해자는 승객이 되는 상황이다.

오후 파주시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게 "시민의 편에서 생각해달라"면서 "지금 이 문제가 단시간에 진행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오랜 기간 논의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운송업체 말처럼 제대로 된 미팅(논의의 장)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파주시에서 시민 교통 불편을 얘기하며 노선 신설을 얘기했는데 운송업체에서는 노선 중복 등으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보조금을 주면 노선을 신설하겠다고 한 모양이다, 광역버스의 경우 보조금이 나가지만 시내버스는 시 재정여건 상 지급이 어렵다. 그러던 와중에 보조금이 없이도 노선을 운영하겠다는 운송업체가 나와 (신규면허발급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어찌보면 두 운송업체는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노선 신설을 주저할 수 있다고 본다. 또 파주시가 본인들의 사업장이고 다른 사업장이 들어오면 손님(승객)을 빼앗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 보면 출퇴근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노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시는 누구 편에 서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로운 노선을 맡게 될 신규 사업자의 신규면허발급은 주중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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