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억원 대...국내 협력 업체 2곳, 같은 설비인데 기술평가는 1.98점 차이나
공단 측 “탈락한 업체들, 잘못된 정보 언론사에 제공”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환경공단이 105억 원대로 입찰한 ‘흡입독성시험시스템 제작·설치’ 구축과 관련, 특정 일본업체와 연관있는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자체감사와 환경부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환경공단에서 건축중인 흡입시험동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환경공단에서 건축중인 흡입시험동 (사진= 추광규 기자 제공)

환경공단은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흡입독성시험 기반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가습기살균제 원인물질로 알려진 PHMG 등 유해화학물질의 흡입독성시험 수행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공단 부지에 국내외의 흡입독성시험규정에 적합한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될 예정이다.

지난 1월 말, 환경공단은 흡입독성 시험을 위한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 외자입찰(국제물자)을 계획하고 업체에 공문을 보냈다. 3월 21일에는 외자입찰을 위한 사전 규격에 대한 조달청 공고가 났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관련 시험장비가 개발돼있는데 외자입찰을 시도한다는 국내 제조사 반발에 따라 이를 국제입찰 방식으로 변경하고 5월 말 입찰 공고 후 6월 19일 최종 개찰했다.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일본의 한 업체가 한국 대리점 2곳을 통해 공동입찰에 참여한 후 1, 2위로 이름을 올렸는데, 입찰가격이 소수점 4자리까지 같은 18.8571점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일한 일본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기술평가점수는 1.98점이나 차이를 보여 의혹이 커졌다.

국내 안전성평가연구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은 흡입독성시험 수행을 위해 국산 제품을 이용하는데, 일본 제품을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공단은 1950년대 기술을 이용한 평면식 전신노출 흡입챔버를 구매하려는데, 이 챔버를 이용해 시험하는 국가가 일본뿐이라는 점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미국, 독일 등은 적은 시험물질이 소요되면서도 에너지 효율은 좋은 다단식(복층식) 챔버나 비부 노출 챔버를 이용해 만성흡입독성시험을 수행한다. 흡입독성 전문 국책기관들 또한 국산제품인 다단식, 비부 노출 챔버를 이용한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본보 기자는 8일 오후 환경공단 측에 연락을 시도했다.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탈락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언론사에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공단 노조 행사여서 오늘 휴무다,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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