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 근로시간 단축 이후 삶의 질 나아졌다지만…. 업종별 만족도는 ‘온도차’
한편, 인사담당자는 ‘도입과정 어려워’ 속내 밝혀… 업무량 조절, 근태관리, 직원 비협조

[우먼컨슈머=박우선 기자]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실시된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 1년을 맞았다. 이에 인크루트(대표 서미영)가 도입 이후 달라진 점과 애로사항에 대해 직장인과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제공=인크루트)
(제공=인크루트)

먼저, 직장인 62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따라 출퇴근 시간 등 업무시간이 조정되셨나요?”라고 물었다. 그 결과 28%가 ‘그렇다’, 나머지는 ‘아니다’를 선택했는데 ‘그렇다’고 응답한 직장인 중에서 대기업 재직자는 60%, 중견과 중소기업 재직자도 각 37%, 18%씩 포함되어 있었다. 대기업의 60% 이상은 근로시간이 달라졌고, 일부 중견 중소기업들도 미리 근로시간을 조정한 것.

그렇다면 달라진 근로시간은 삶의 질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을까? 응답 결과 ‘조금 좋아진 편이다’(66%)와 ‘매우 좋아진 편이다’(18%)가 도합 84%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단축 이전이 좋았다’는 14%, ‘단축 이전보다 급격히 안 좋아졌다’는 2%로 확인됐다.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이 근로시간 단축 이후 삶의 질에 대해 만족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직군 및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교차분석 결과 만족도가 가장 큰 직군은 ‘사무직’(89%)으로, 이어서 ‘전문직’(84%), ‘관리직’(82%), ‘서비스직’(76%) 순으로 확인됐다. 가장 만족도가 낮은 직군은 ‘제조직’(67%)이 꼽혔다.

업종별로는 “좋아진 편이다”를 무려 100% 선택한 ‘고객상담ㆍ리서치’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유통ㆍ판매’(94%), ‘교육ㆍ강사’(93%) 순으로 평균을 웃도는 만족도를 보였고, 반대로 “단축 이후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선택한 비율은 ‘생산ㆍ건설ㆍ운송’(22%), ‘문화ㆍ여가ㆍ생활’(25%), 그리고 ‘외식ㆍ부식ㆍ음료’(43%) 순으로 집계됐다.

정리하자면, 사무직 및 대표적인 사무ㆍ서비스직인 고객상담ㆍ리서치 업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제조직과 외식ㆍ부식ㆍ음료로 대변되는 현장ㆍ서비스직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 곧 삶의 질 향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물론, 주 52시간제 도입이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이번엔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제 도입으로 어려운 점은 없으셨습니까?”라고 질문하자, 93% 이상이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 구체적으로 어려운 부분 1,2위에는 각각 ‘업무량 조절’(33%)과 ‘유연근무제도 도입 및 근태관리’(32%)이 근소차로 꼽히며 박빙을 이루었다.

당장 줄어든 근로시간에 따라 업무량을 조절해야 하는 부분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도입한 유연근무제의 안착과 이에 따른 근태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변경된 급여내역 처리’(20%)가 3위에 꼽힌 것으로 보아, 근로시간 단축이 곧 월 수령 급여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파악된다. 끝으로는 ‘직원들의 비협조’(7%)가 꼽혔다.

본 자료는 지난 4월 각각 인크루트 직장인 회원 622명 및 인사담당자 2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건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