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정부를 중심으로 고용 낙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구직자들이 체감하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차갑다.  구직자들은 자신을 빗댄 다양한 신조어에 공감하고 있었는데, 기존의 뜻과 다른 의미를 가진 단어도 있어 눈길을 끈다.

사람인(대표 김용환)은 취업 신조어에 대한 구직자 2,119명의 생각을 통해 이들이 느끼는 취업시장의 현주소를 알아봤다.

가장 공감하는 신조어 1위 ‘이퇴백’

구직자가 가장 공감하는 신조어는 ‘이퇴백’(14.4%)으로 나타났다. ‘이퇴백’이란 적성에 맞지 않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퇴사해 다시 백수가 된 사람을 뜻한다. 실제 지난 5월 사람인이 기업 41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조기퇴사했다.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도 회사와 본인이 맞지 않는다면 조기퇴사도 불사하겠다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백수’(12.5%)였다. 집에서 노는 사람이라는 흔히 알려진 의미와 달리 생계유지와 취업준비를 함께 하느라 취업에 100번을 도전해도 도무지 성공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했다. 길어진 구직 기간 동안 생계비를 스스로 벌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취업준비생의 애환이 담겨 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두려움 느끼는 현상인 ‘자소서포비아’(11.5%)는 3위였다. 스펙 상향 평준화되면서 화려한 스펙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취업문을 뚫기 위해 차별화된 자기소개서 작성이 요구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가장 슬픈 신조어 1위 ‘청년실신시대’

구직자를 가장 슬프게 하는 취업 신조어 1위는 ‘청년실신시대’(15.5%)로 조사됐다.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인 청년실신시대는 청년들의 취업이 늦어지고, 학자금 대출 등으로 청년신용불량자가 증가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다. 이어 생활비 마련과 취업준비 병행으로 100번 취업에 도전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백수’(13.6%), 31살까지 취업을 못하면 절대 취업을 못한다는 ‘삼일절’(12.8%) 등이 이어졌다. 

취업 신조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묻자 ‘씁쓸하다’(72%, 복수응답)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우울하다’(27.3%), ‘답답하다’(24.3%) 등 구직자들은 취업 신조어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느낌을 갖고 있었다.

취업시장 전망을 묻자 구직자의 절반 이상(54%)은 ‘더 나빠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좋아질 것이다’라고 답한 구직자는 13.8%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