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600대 기업의 여성 고용 비율 분석’토대로 사례 조사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여성직원 복지의 핵심은 임신-육아에 대한 기업의 배려다. 경력단절 여성 채용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여성에 대한 승진, 업무배정 차별 등 유리천장 없애기도 해답을 여기서 찾을 수있다.

국가적 난제인 출생아 급감에 대한 해결책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출산, 임신 등으로 경력단절을 우려하는 여성 직원들이 적지않지만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임신-육아제도 운영으로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고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내놓은 대 기업의 여성 고용 비율 분석’ 보고서에서 나타났다.  한경연은 여성 고용 비율이 과반수 이상을 넘거나 여성 직원 수가 많은 기업 55곳의 여성 대상 인사·복지 제도 및 프로그램 운영 사례를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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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난임 시술비 지원, 자동육아휴직제, 가사도우미 비용 지원 등 ‘출산·육아지원제도’와 리더십 강화, 경력개발, 여성협의체 운영 등 ‘여성 인재육성제도’, 유연근무제, 가족 초청 이벤트 등 일·생활균형(워라밸)을 추구하는 ‘기업문화’ 등을 비교적 갖추고 있었다.

600대 응답 기업 중 50%는 여성 인재 활용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출산·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을 꼽았다.

그런데 여성 고용 비율이 높고 직원 수가 많은 ‘여성 고용 우수기업’들은 출산·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출산·육아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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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은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에는 3일 유급의 난임휴가를 주거나 최대 1년간 난임 휴직 허용 및 난임 시술비를 지원했다. 출산휴가 종료 후 1년간 자동으로 육아휴직으로 전환하거나 최대 1년간 육아휴직을 연장하고 유치원 보조금을 지원하는 기업도 있었다. 

기업별로 보면 여성 고용 비율이 82.9%로 높은 효성ITX의 경우 육아휴직 종료 후 100% 원직 복귀 및 동등한 기준으로 승진을 보장하면서 1:1 멘토링을 통해 빠른 업무 적응을 지원했다.

GS리테일은 둘째부터 출산 시마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다자녀 출산 독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산후 도우미 서비스 및 산부인과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줬다.

삼성전자는 임산부 간식 제공 및 임원 전용주차장 이용을 배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출산 1개월 전 임신 근로자에게 출퇴근 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직원들에게는 시간제 가사 도우미 비용의 50%를 지원하고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 시 최초 3개월간 통상임금 100%를 보전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예비맘 배려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임신축하 케이크 제공과 임신 12주 이내, 36주 이후 일 6시간 단축근무를 도입했다. 태아 검진을 위한 외출과 조퇴 허용이 폭넓게 활용되도록 하고 있으며 출산 축하비도 지급한다. 돌봄이 필요한 아이에게는 직장어린이집 지원은 물론 유치원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여성 리더십 역량 개발 및 육성 프로그램, 사내 멘토링, 여성 이슈 발굴 및 해결을 위한 협의체 운영 등 다양한 여성 인재육성 제도를 운영하며 유리천장 등 보이지않는 장벽 없애기에 적극적인 기업도 있다.

롯데쇼핑은 여성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롯데WOW(Way Of Women)포럼을 열면서 여성 인재육성 성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특강과 문화공연을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 W-network를 통해, 여성 구성원간 네트워킹과 리더십 멘토링, 여성 리더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문화와 제도 개선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있었다. GS리테일은 현장 여성직원 커뮤니케이션 협의체 운영을 통해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하고 있다.

임신·출산·육아로 퇴직한 여성직원을 재고용하는 기업도 눈길을 끈다.

CJ프레시웨이는 경력단절 여성 인력의 직장 복귀 지원을 위해 맞춤형 인턴제도인 ‘리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채용 공고 시 경력단절 여성 채용을 함께 공고하며 재직 경력 100%를 인정하고 있다. 대교는 여성 임원비율이 33%에 달하는데 ‘여직원’이라는 성차별 표현 사용은 물론 언어·비언어적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여성 고용 우수기업들은 일·육아 병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차출퇴근제, 선택적·탄력적 근로시간제, 현장출퇴근제, 재택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도를 마련해 직원들의 자율적인 근무를 유도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은 근무시간 종료 후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 OFF 제도, 퇴근 후 문자 메시지 등 업무연락을 금지하고 있다. 하나투어, LG생활건강 등은 ‘스마트 워킹센터’, ‘스마트 스테이션’등 자택 또는 영업현장 인근에 사무실을 설치해, 직원들이 현장으로 직접 출퇴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녀와 함께 배우는 요리강좌 ‘패밀리 쿠킹클래스’, 자녀 대상 영어캠프, 창의력·셀프리더십 특강 등 ‘아름다운 자녀교실’,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한 문화·스포츠·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기업도 눈에 띄었다.

신세계푸드는 가족들이 전문 셰프에게 제빵, 한식, 양식 등 20여 종의 요리법을 4주간 학습하는 ‘쿠킹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녀 동반, ‘오즈의 가족여행’ 프로그램으로 심리상담사와 지역전문가가 동행하는 체험학습을 지원한다. 효성ITX, 삼성전자 등은 전문의 나 상담사를 고용해 임직원 고충을 상담·치료하는 기관을 설치·운영했다.

하나투어는 육아, 장거리 출퇴근, 업무 성격 등의 이유로 집에서 일할 때 업무 효율성이 높다면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본사 대신 집 근처에 하나투어 스마트워킹센터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거점근무, 시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자율적인 근무형태인 재량근무도 도입했다.

이외에도 2시간 단위의 ‘반반차 제도’, 1개월간 장기휴가제도인 ‘안식월 제도’, 월 1회 연차 소진 없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체험을 원하는 콘텐츠나 자기계발에 활용하는 ‘오피스 프리데이’ 및 매월 개인연차를 활용해 3일 연속 휴무를 실시하는 ‘가족 사랑의 주간’ 등을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주요 대기업들은 출산·육아지원, 여성 인재육성제도와 일·생활균형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잘 갖추고 있다”면서 “여성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가 필요하지만, 기업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실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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