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기업,회사 내실 악화되는데 직원 연봉은 상승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 “인건비 부담 커지면 인력구조조정 높아져” 우려

[우먼컨슈머= 박문 기자] 국내 1000대 기업 직원 평균 보수 2016년 5,123만원에서 2018년 5,537만원으로 2년 새 8% 증가했다. 억대 연봉을 주는 기업은 2년 전보다 3배 증가했다.

억대 연봉을 주는 기업 모두가 영업이익을 본 것은 아니었다. 직원급여가 오른 기업 중 3분의 2는 2017년 대비 2018년 영업손실을 보거나 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은 17일, ‘2016~2018년 국내 1000대 상장사 직원 평균 보수 현황 분석’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16년 대비 2017년 직원 평균 보수 증가율은 3.6%, 2017년 대비 2018년에는 4.3% 상승했다.

평균 보수 추이 (한국CXO연구소 제공)

1000대 기업 중 평균 보수가 500번째에 해당하는 중앙값의 경우 2016년 4865만 원, 2017년 5056만 원, 2018년 5239만 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1000대 상장사 중 직원 평균 보수 상위 10% 기업에 들려면 7626만 원 이상 받아야 한다. 지난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7110만 원, 7351만 원이었다.

2016년 이후 평균 보수 금액별 구간에서 억대 이상 보수와 8천만 원대 보수를 받는 회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1억 원 이상 되는 기업수는 2016년 4곳에서 2017년 9곳, 2018년 12곳으로 증가했다. 8천만 원대 연봉을 주는 회사는 2016년 31곳, 2017년 32곳, 2018년 52곳으로 전년대비 62.5% 많아졌다. 6천만 원대 구간에 속하는 기업은 2016년 128곳, 2018년 160곳으로 급증했다.

반면 3천만 원~4천만원 연봉을 주는 회사는 줄어드는 양상이다. 1000대 상장사 중 4천만 원대 연봉을 지급하는 곳은 2016년 329곳, 2017년 312곳, 2018년 300곳으로 줄어들었다.

보수 구간별 기업수 (한국CXO연구소 제공)

2018년 기준, 매출 구간별로 살펴본 1000대 기업 평균 보수는 매출 1조 이상은 직원에게 평균 7,128만원을 줬다. 매출 5000억~1조 미만 대기업 6293만 원, 1000억~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 5159만 원, 매출 1000억 원 미만 중소기업은 4792만 원으로 파악됐다.

업종별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평균 보수는 제각각이었다. 화학업종의 직원 평균 보수는 8,254만 원으로 높았다. 전기·가스(7991만 원), 자동차(7962만 원), 통신·IT(7946만 원), 전자·반도체(7893만 원), 중공업·기계(7427만 원), 철강·금속(7223만 원), 건설(7094만 원) 업종도 평균 7천만 원대 보수를 받았다. 반면 식품 업종 직원은 4780만 원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섬유 업종도 5552만 원으로 타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보수 금액이 적었다.

CXO연구소측은 “이번 조사에서 회사 영업내실과 상관없이 직원 평균 보수가 상승한 곳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00대 상장자 중 2017년 대비 2018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손실을 본 기업 수는 597곳이다. 이중 398곳은 회사 내실이 악화되는 상황에도 직원 급여는 상승했다.

조사 대상 1000곳 중 680곳은 2017년 대비 2018년에 직원 보수가 상승했고, 320곳은 하락했다.

오일선 소장은 “회사가 많은 이익을 내면서 더 많은 보수를 직원에게 지급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회사 내실이 나빠지는데도 고정비 형태의 직원 보수만 상승하면 결국 회사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회사 경쟁력이 떨어져 자칫 인력 구조조정의 칼을 꺼내들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고 했다.

오 소장은 “개인별 소득성장과 기업별 지속성장 정책이 톱니바퀴처럼 동시에 맞물리면 돌아가야지 어느 한 쪽 축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균형을 잃게 되면 좋은 경제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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