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일회용품·인스턴트 줄여야"
"방치해 초경 빨라지면 유방암증가·불임 우려"

[우먼컨슈머= 박우선 기자] 보통 사춘기 때 나타나는 2차 성징이 8~9세 때 나타나는 성조숙증 환자가 해마다 9% 이상 증가해 9만5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건강보험 성조숙증 진료실 인원 현황. (그래픽=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연도별 건강보험 성조숙증 진료실 인원 현황. (그래픽=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여아가 남아보다 9배 많은 가운데 환경오염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가족력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일회용품 사용과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 분석 결과 성조숙증(조발사춘기, E301) 환자는 2013년 6만7021명에서 2017년 9만5401명으로 연평균 9.2%(2만8380명) 증가했다.

성조숙증은 또래 아이들보다 2차 성징(사춘기의 신체적인 변화)이 2년 정도 빠른 질환으로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 변화가 시작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키가 작을 확률이 높으므로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전체 진료인원의 89.9%인 8만5806명이 여아로 9595명인 남아보다 8.9배 많았다. 대신 증가율은 남아가 2013년 5935명에서 연평균 12.8% 늘어 같은 기간 여아(연평균 8.9%)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정인혁 교수는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그리고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 등이 지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아가 남아보다 9배가량 많은 데 대해선 "국내외 연구들에서 여아의 경우 성조숙증의 유병률은 같은 기간 조사된 남아에 비해 10~30배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명확한 설명이 어렵지만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환경 호르몬이 많이 발견된다는 점, 비만의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점 등이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보면 전체 진료인원 중 5~9세 이하가 5만2991명(55.5%)으로 절반이 넘었으며 10~14세 이하가 4만1262명(43.3%)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 여아는 5~9세 이하가 59%(5만615명)로 진료인원이 가장 많았고 남아는 10~14세 이하가 71.1%(6821명)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으로 봐도 여아는 5~9세 이하 연령대가 4489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아는 10~14세 이하 연령대가 5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인혁 교수는 "여아의 경우 실제 성조숙 증상(가슴발달, 머리냄새 변화, 음모 시작 등)이 많아지고 있어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아는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 키 성장에 대한 걱정으로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조숙증 진료비도 2013년 354억원에서 2017년 499억원으로 145억원이 늘어 연평균 8.9% 증가율을 보였다. 약국 1인당 진료비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증가 추세(연평균 2.1%)를 보이며 입원, 외래 1인당 진료비는 각각 연평균 0.5%,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혁 교수는 "성조숙증 당사자는 조기 골단 융합으로 최종 성인 신장이 작아지며 신체적 정신적 불안의 문제와 성적 학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여아의 경우 초경이 빠를 경우 유방암의 위험이 증가하며 불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방치 시 문제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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