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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프렌, "CJ ENM 때문에 '도산위기'"...75억 재고는 어디에?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19.05.17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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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믿었는데 유통망 1000개에서 50여개로...”
모비프렌 “자생적으로 살게 해줬어야”...CJ측 “송사 중이라 드릴 말씀 없어”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대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을 독점 판매하겠다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 동안 매출이 크게 오를 것이라 기대했던 중소기업의 생각은 정반대 결과를 낳았다. 2년 5개월 간 제품에 대한 국내 유통망이 붕괴되면서 경영 위기에 처한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발맞추지 못한 이유 때문일까.

블루투스 이어폰 제조기업인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는 “CJ의 갑질을 고발한다”며 한 달 여 간의 국회 앞 1인 시위는 물론, 국민청원글을 올리며 강하게 항의했으며 지난해부터 양 측은 소송을 진행 중이다.

허 대표가 이끄는 모비프렌은 지난 2002년 2월, 삼성전자 휴대폰 개발협력사로 설립돼 휴대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용역 개발을 했다. 2005년부터 삼성 블루투스 이어폰을 개발했고, 현재까지 삼성 스마트 검증 업무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 기술력이 있다는 자부심 아래 2007년 자사 브랜드 ‘모비프렌’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블루투스 이어폰을 첫 선보였다.

지난 2016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2018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됐다.

모비프렌과 CJ의 갈등은 왜 시작됐을까.
지난 14일 모비프렌 허주원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CJ ENM와 2016년 8월 1일 블루투스 제품 독점 판권을 넘겨주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됐다”고 말했다.

허 대표에 따르면 계약기간 동안 CJ ENM의 계약 불이행이 이어졌다. 계약 후 3개월 되던 2016년 10월, CJ측이 계약된 최소 구매 금액의 64%만 구매한 것이다.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계약 이행률은 26%에 그쳤다. 이후 2017년 5월부터 계약 만료일인 2018년 12월 31일까지 CJ ENM은 계약된 구매금액인 98억 6천만 원을 구매해갔다. 이후 CJ ENM 대표의 “역량이 부족하다”라는 문자 하나로 계약이 종료됐다. 

허주원 대표는 “전체 계약금 중 75억 원치를 CJ가 재고로 쌓아두고 있다”고 주장하며 “CJ와 계약 전 모비프렌은 전국 1000여개 매장에서 제품을 팔았지만 독점 판권을 가져간 후에는 유통망이 완전 붕괴돼 50여개 매장만 남았다”고 호소했다. 계약 전 월 평균 1억 6,5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 초부터 3월까지 월평균 매출은 1,200만원에 불과하다.

허 대표는 다수 매체에서 언급된 CJ측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모비플렌과)계약 이후 시장상황이 변하면서 재고 손실을 75억 원 봤다’는 CJ 입장에 대해 허 대표는 “실제로 판매 중인 상품이기 때문에 손실이 아니라 자산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CJ가 말한 ‘시장상황 변화’는 애플의 에어팟 등장으로 풀이된다.

CJ가 밝힌 ‘모비프렌이 과거 5년 중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주장에는 “CJ와 계약 1년 전부터 손익구조가 개선되기 시작하고 있었다”며 “CJ와 최소 구매금액에 2~5배를 팔 것으로 기대하며 계약했다”고 했다.

CJ는 ‘모비프렌이 CJ와 계약기간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올랐고 판매점포 수 또한 150곳을 확보했는데 도산 위기, 유통망 붕괴라는 주장을 허위’라고 했다. 이에 허 대표는 “모비프렌은 하이마트 전 매장에 8개 제품 입점, 이마트 전 매장에 5개 제품입점 등 5~8개 모델이 최소 1,000개 이상 입점 돼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CJ에 (제품) 재고 문제를 지적하며 유통망 확대와 구매, 판매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98억 원을 구매했으면 파는 구조도 만들어 줬어야 한다”며 “계약 종료가 됐더라도 모비프렌이 자생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했어야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또 “CJ가 추가 예산을 확보해 워너원을 제품 광고 모델로 기용해 에디션 제품을 생산했다지만 CJ ENM이 기획한 워너원 한정판 제품은 패키지 케이스 불량, 매뉴얼 누락 등의 하자 발생으로 소비자 대응과 이미지 손실은 모비프렌이 모두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비프렌은 중국 제품과 차별화된 성능과 기능을 보유했고 개발과 제조는 모두 한국에서 이뤄졌다”며 “완전 무선 제품 개발기술을 기보유하고 있어 CJ에 최소 1만개 구매를 개런티 해주면 개발해주겠다고 누누이 이야기했다”고도 말했다.

CJ는 모비프렌과 관련 “제품의 상품성과 가격 문제가 있어 잘 팔리지 않았는데 모비프렌이 여론을 이용한 역갑질을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허 대표는 “CJ는 시장에서 모비프렌 제품이 우수해 브랜드를 키워주겠다, 판매를 신장시켜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끝으로 “CJ측이 이번 계약으로 100억 원의 적자가 났다고 했다. 구매한 제품 75억 원을 재고로 쌓아놓고 손실로 보는데, 이로 인해 (모비프렌) 유통망이 붕괴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17일 CJ ENM 관계자는 본보 기자에게 "현재 송사가 진행 중이라 법정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언론인연대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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