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기업 사과했지만 시민 분노
서완석 여수시의장 “엄중 처벌” 촉구
여수환경운동연합 “가중처벌 필요해”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박우선 기자] 여수산단 기업들이 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결탁해 배출 오염물 측정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여수 시민 등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 기업과의 상생을 믿었던 시민들에게는 배신이 아닐 수 없다. 시민의 건강 염려와 함께 산단 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여수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단체 등이 여수산단 기업 대기오염배출 조작과 관련해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 여수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 18일 오전, 여수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단체 등이 여수산단 기업 대기오염배출 조작과 관련해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 여수환경운동연합 제공)

환경부와 환경부 소속 영상강유역환경청은 작년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여수 산단 지역 다수 기업들이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 황산 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을 적발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적발된 측정대행업체 4곳은 235곳 배출사업장과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조사 결과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거나 1인이 하루에 측정할 수 없는 횟수를 측정했다고 기록한 8,843건이 허위 측정으로 확인됐다. 또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달라는 내용의 SNS 문자를 파악한 결과 4,253건이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엘지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주)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여수산업단지 공장장협의회가 22일 오염물질 배출 조작과 관련 공동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 뉴시스 제공)

여수산업단지 공장장협의회는 지난 22일 전남 여수시청 현관 앞에서 ‘지역 주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심려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공동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측정자료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환경시설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면서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여수시의회 서완석 의장

여수시의회 서완석 의장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3일 192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여수산단 기업을 언급하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범죄”라면서 “적발되지 않았더라면 여수시민들은 계속해서 발암물질 등 오염물질을 흡입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완석 의장은 “여수시민들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외쳤던 기업에 대해 심한 배신감에 경악과 분노를 하고 있다”며 이를 적발하지 못한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전남도의 환경감시 시스템도 함께 지적했다.

서 의장은 행정당국에 적발된 업체에 대한 행정조치 취할 것을 강조하고 대기오염도 전수조사, 산단 주변 대기 실태조사 및 주민 유해성 건강영향평가, 악취 관리지역 지정 등을 촉구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조환익 정책국장은 23일 본보 기자와 연락을 통해 “시민들의 건강이 우려되지만 구체적인 지병관계는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도 “(여수산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환익 정책국장은 “환경부에서 과태료 정도의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상습적으로 (대기오염 배출 조작 등) 했기 때문에 위계의 의한 공무집행 방해, 가중처벌 등이 필요하다”면서 “여수지역시민단체와 전남지역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2차 성명, 행동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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