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퇴직 고령자의 0.6%만이 현역시기 소비수준 유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 은퇴생활 보고서 발간’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은퇴 전 상류층으로 자신을 인식한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자들이 은퇴 후 81.3%는 중산층, 6.3%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생각했다. 10명 중 9명이나 계층 하락을 느낀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 퇴직 고령자의 0.6%만이 현역시기 소비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적정 노후생활비용을 여가비용 포함 264만원이지만 이에 못미치는 201만원이 평균 생활비용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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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는 65세~74세 국민연금 수급자 650명에 대한 설문을 실시하고 노후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자 중 노령연금 수급자의 75.7%가 50만원 미만의 연금을 수령했다. 100만원 이상 급여를 수령하는 수급자는 5.3%에 불과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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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연금 수급자 중 가입기간이 20년 이상인 수령자 평균 수급액은 91.1만원으로 가입기간 10~15년 수급자 보다 3배 높았다. 성별에서도 노령연금 차이가 있었다. 남성은 월 평균 47.3만원을, 여성은 38.8만원의 노령연금을 받았다.

국민연금 수급자 10명 중 6명은 연금 수급액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했다.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는 생활 소비수준이 은퇴 전보다 50%미만이라고 답했다. 30% 미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중도 15.8%나 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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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생활비용은 월 평균 201만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제시한 최소 노후생활 비용인 183만원 보다 높았지만 여가생활비용 등을 포함한 적정생활비 264만원보다는 적었다. 노후에 발생할 의료비까지 고려했을 때 충분한 노후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고령 가계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국민연금이 노후생활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에 뿐이었다. 수급자들은 예·적금(50.2%), 근로소득(42.6%), 자식 및 친척 지원(32.6%) 순으로 노후생활비를 충당했다.

수급자 절반 이상은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30대 12.8%, 40대 41.7%, 50대 32.9% 등으로 조사됐지만 정작 현재 노후생활비용은 적정 생활비용에 미치지 못했다.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는 평균 82세로. 100세 시대 노후자금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앞으로 추가적인 자금원 마련에 대해서도 수급자 52.6%는 “아예 없다”고 답하거나 33.8%는 “자녀 부양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노후자금을 보유한 고령자 비중이 적지만 남은 기간을 위한 생활 자금 마련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연금 수급자 61.5%는 국민연금 전액을 생활비용으로 지출했다. 금융 상품에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비중은 27.1% 뿐이었다. 향후 희망하는 금융상품에는 연금(19.9%), 건강보험 상품(18%)이 꼽혔다. 중산층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추가소득원으로 연금을, 저소득층은 비용절감 목적의 건강보험에 관심을 뒀다. 소득수준에 따라 금융상품 선호도가 달랐다.

응답자 73.5%는 비재무적 은퇴준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건강(30.3%)과 나만의 여가(20.3%) 등이 중요한 비재무적 준비활동이라고 했다. 소득활동에 참가하거나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재무적 은퇴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은퇴자들은 사회교류 활동으로 친목단체(65.2%)를 많이 꼽았다. 이어 동호회(18.0%), 봉사홛동(!1.8%), 정치사회단체(5.5%)순이었다. 평일에 주로 머무르는 곳은 여성은 ‘교회/성당/절 등 종교장소’, 남성은 ‘커피숍/다방,술집’이 많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지현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수급자의 소득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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