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지도자상 수상 장혜영 감독 "누구나 민주주의가 약속한 자유와 평등 누릴 권리있어"
한국YWCA-한국씨티은행, 16일 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서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 개최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조형 한국여성재단 고문이 여성리더십 육성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아 제17회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청년활동가 장혜영 감독은 ‘젊은지도자상’을 받았다.

장혜영 감독과 조형 한국여성재단 고문 (사진= 김아름내)

한국YWCA연합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운영위원회(위원장 한영수)는 16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에 위치한 전국은행연합회 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 상은 여성권리 확립을 위해 애쓴 고 박에스더(1902~2002) 한국YWCA 고문총무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제정됐으며 YWCA와 한국씨티은행이 협력해 시상하고 있다.

한국YWCA연합회 한영수 회장은 "여성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학문적, 운동적 기반을 닦고 발전시키는데 헌신해온 조형 한국여성재단 고문과 이 시대 청년으로, 부딪히는 문제들과 추구할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장혜영 다큐멘터리 감독이 수상자"라고 소개하며 "여성지도력 향상에 공헌하고 미래 여성의 역할을 열어가는 두 분의 수상자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여성 리더십 확대는 시대의 요구"라면서 "여성의 역량 향상과 함께 구성원의 다양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사회 역시 여성 리더십 확대와 새로운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한국여성지도자상 대상 수상자인 조형 한국여성재단 고문은 젠더관점에서 한국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여성주의 연구를 선도했다. 또 여성리더십을 양성, 지원하는 데이 평생을 헌신하고 있다.

(사진= 김아름내)
한영수 한국YWCA연합회 회장과 조형 한국여성재단 고문 (사진= 김아름내)(사진= 김아름내)

조형 고문은 수상소감 전,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잠시 묵념했다. 이어 "(제가)합당한 상을 받은 것인지, 고민을 했었다"면서 "저 혼자 이룬 것은 하나도 없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마치 제가 여성학을 만들어낸 것처럼 돼있는데 과장"이라며 함께 여성주의 연구를 진행한 이들에게 공을 돌렸다.

조형 고문은 호주제 폐지, 사회에 전문직 여성의 출현 등을 언급하면서 "아직까지 성평등 지수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사회에는 성평등 실현에 큰 걸림돌이 남아있다"고 했다.

조 고문은 "남성들에 대한 여성 폭력 심화, 미투 현상, 이제 여성들은 폭력피해자가 수치심으로 침묵하던 그런 때는 지났다. 수치심은 가해자의 몫"이라며 여성들이 국가, 불평등한 조직문화의 변화를 위한 요구에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젊은지도자상을 받은 장혜영 감독은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와 빈곤층 문제, 시민참여와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기하면서 우리 사회가 지향할 인권과 소통, 공감과 공존의 가치를 구체화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 김아름내)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장혜영 감독 (사진= 김아름내)

장혜영 감독은 "리더는 변화를 위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감독은 세월호를 언급하며 울먹였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사회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여성은 세상의 절반을 채우고 있는 사회적 약자다. 더 평등한 세상, 누구나 민주주의가 약속하는 자유와 평등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소감 자리를 빌어 세월호 참사의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고 전면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또 장애가 있든, 없든, 지역사회에서 태어났다면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 수 있도록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법과 조례 재정을 요구했다.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일치 판결이 내려진 '낙태죄'폐지에 대해서도 "수많은 여성들의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 즉 스스로 어떤 삶을 살지의 권리를 신장시킨 낙태죄 헌법 불일치 판결을 환영하고 국회에서 조속히 낙태죄 법을 폐지시킬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김아름내)
축하 공연에는 장혜영 감독의 영화 '어른이되면'의 음악감독을 맡은 유인서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다.(사진= 김아름내)

한편 장혜영 감독은 발달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장애인수용시설로 보내져 18년이라는 시간을 시설에서 살아온 동생을 2017년 지역사회로 데리고 나와 사는 모습을 영화 '어른이 되면'에 담았다.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유인서 밴드는 한국지도자상 시상식에서 축하공연을 펼쳤으며, 장 감독의 동생이 무대에 올라 '반갑습니다'를 열창하며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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