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66년만에 폐지...“여성 자기결정권 과하게 침해”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19.04.11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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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66년만에 낙태죄 폐지가 결정됐다. 낙태를 전면 반대하며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11일 헌재는 산부인과 의사 A씨 등이 제기한 형법 269조 1항 및 270조 1항 관련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4(헌법불합치)대 3(단순위헌)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재판관 9인 중 7인이 위헌 판단을 했다.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처벌은 합헌’이라고 결정한 지 7년(2012년)만에 이를 뒤집었다. 지난 1953년 제정된 낙태죄는 6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다만 헌법불합치에 따라 시한은 2020년 12월 31일까지로 그 전까지는 현행법이 적용된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 재판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및 재판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 재판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및 재판관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헌재는 “임신과 출산은 여성 삶에 근본적,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면서 “자기결정권이 보장되려면 임신 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확보돼야한다”고 했다. 이에 낙태를 결정할 시기는 임신 22주로 봤다.

또 “낙태가 범죄행위로 규율되면서 낙태 관련 상담, 교육이 불가능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수 없다”면서 법적 구제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 저소득층 여성이 비싼 수술비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받기 어려운 점이 언급됐다. 헤어진 남성의 복수 수단, 가사·민사 분쟁의 압박수단으로도 악용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자기낙태죄 조항은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태아 생명보호라는 공익에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법익균형성 원칙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의사낙태죄 또한 “위 같은 이유에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한편 산부인과 의사 A씨는 2013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69회에 걸쳐 임신중절수술을 한 혐의(업무상 승낙 낙태)로 기소되자 1심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2017년 2월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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