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요금제 이용 소비자 차별 여전해”
“LTE속도 저하”우려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지난 3일 밤 11시, 5G 상용화 서비스가 갑작스레 시작됐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 SKT, KT, LG유플러스가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당초 5일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될 뻔 했으나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11일에서 4일로 날짜를 앞당겨 5G를 상용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둘러 개통이 이뤄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가 늦은 저녁 개통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한 국가가 됐다.

정부부처 승인도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에 힘을 실어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월 27일, SK텔레콤이 제출한 5G요금제 인가 신청을 ‘대용량 고가요금제 중심’이라는 의견으로 반려했다가 SKT에서 5만원대 요금을 포함하자 3월 29일 인가를 최종 승인했다. 같은 날 KT, LG유플러스는 5G 요금제를 신고했다. 이어 4월 2~3일 이동통신 3사는 요금제 재신고 후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SK텔레콤 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10 5G를 개통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SK텔레콤 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10 5G를 개통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명예에 소비자 편익이 떠밀렸다”고 지적했다. 5G가 도입됨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가계통신비가 월 8만원에서 최대 16만원까지 증가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소협은 SKT 요금제를 예로 들었다. SKT는 오는 6월 30일까지 5G 최고가 두 요금제 중 하나를 가입할 경우 연말까지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조건을 제시했다. 소협은 “사실상 소비자에게는 실효성이 낮은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소협 제공)
소협은 SKT 요금제를 예로 들었다. SKT는 오는 6월 30일까지 5G 최고가 두 요금제 중 하나를 가입할 경우 연말까지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조건을 제시했다. 소협은 “사실상 소비자에게는 실효성이 낮은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소협 제공)

소협에 따르면 3사 이동통신사의 제공데이터별 요금 중 5만 5천원은 1GB당 6,875원 수준이다. 12만 5천원의 경우 1GB당 약 417원으로 가장 낮은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가장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보다 약 16.5배 비싼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기존 LTE 중·저가요금제인 3만원~5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던 소비자는 5G의 최저가 요금제인 5만 원대 요금제를 선택하게 되면 한 명당 월 2만 원~4만 원, 4인 가구 기준으로는 8만 원~16만 원이 증가할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소협은 “5G가 무엇인지, 어떤 편익이 제공되지는 모르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임에도 정부와 통신사는 세계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무리한 경쟁을 하며 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보상받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5G시대 통신시장 재편을 위해 “프로모션 등으로 5G로 옮겨가게 하거나 기존 LTE 속도가 나빠지는 등 통신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면서 “소협은 중·저가 요금제 이용 소비자들이 가려지지 않도록 감시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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