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위경환 칼럼니스트]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 진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가까이서 자주 보면 호감을 갖게 되고, 친근해지게 되는 원리를 ‘숙지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기업 혹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광고메시지도 소비자들에게 자주 비쳐야 관심과 흥미를 갖고 주목한다. 짧은 시간 내에 임팩트를 주는 광고제작과 매체전략 수립을 위해서 숙지성의 법칙을 마케팅 전략으로 적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숙지성의 법칙’이란 상대방과의 만남을 거듭할수록 호감을 갖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가 심리학 이론으로 정립했다.
자이언스 실험에 의하면 미시간주립대의 오래된 졸업 앨범에서 12장의 사진을 골라 실험 참가자들에게 1초당 2장 꼴로 보여 주면서 기억력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사진 속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기억하라고 요구했다.

물론 사진 속 인물들은 실험 참가자들이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을 보여 주는 횟수를 0번, 1번, 2번, 5번, 10번, 25번 5개 그룹으로 나누어 달리해 보여 주었다. 그리고 사진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테스트하는 척하면서 사진 속 인물들에게 느끼는 호감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적게 보여 준 사진보다는 많이 보여 준 사진일수록 호감도가 높게 나왔다. 25번 보여 준 사진의 호감도는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은 사진에 비해 1.5배 이상 높았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얼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인물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즉, 대인관계에 있어서 첫인상이 비록 좋지 못해도 접촉이 잦아지면 잦아질수록 좋지 않았던 인상이 점차 완화되는 원리와 같다.
숙지성의 법칙을 주위에서 혹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 사례를 들어본다.

전동차 내부에 게재된 SK매직 직수정수기 광고. 전동차 내부를 네 가지 크기의 광고로 도배했다. 승객이 고개만 돌리면 모든 방향에서 광고물과 접촉하게 되므로 친근감을 갖는다.
이러한 광고 게재 방식은 ‘숙지성의 법칙 혹은 단순 접촉의 원리, 단순 접촉 효과, 반복효과를 적용한 광고’라고 한다.

SK매직 직수 정수기 전동차 내부광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사례도 눈길을 끈다. 권위를 내려놓고 최고 전문가이자, 리더로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나 상품과 서비스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CEO가 품질을 책임진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신뢰감을 높이고 언론 노출 등 이슈몰이 효과가 큰 것이 장점이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은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라는 유행어 만들며 Cf 스타로 떠올랐다.

정치·언론계 적용의 예로써 특정 현안이나 정책을 대중들에게 자주 알리고 노출시킴으로써 대중을 설득하는 경우이다. 또 정치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유권자들과 악수하면서 선거운동을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많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노출시킴으로써 눈도장 찍으려는 의도이다. 그래야만 유권자들이 정치인을 보다 친근하게 느끼게 되고 투표로 이어진다.

위의 세 가지 사례는 모두 숙지성의 법칙을 적용한 사례이다.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자주 노출시킴으로써 냉담한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방송의 PPL(Product Placement; 방송 중, 상품 노출을 통한 간접광고)도 이에 포함된다. 소비자들에게 환심을 사고 많이 판매하려면 광고메시지들을 동에 번쩍~서에 번쩍~ 자주 마주치게 하는 숙지성의 법칙 적용에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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