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경단녀 없는 일터에 도전하는 기업들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여성)’이라는 말이 통상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 둔 경단여성은 200여만 명이다. 대부분 30-40대로, 재취업까지는 평균 8.5년이 걸린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경단여성을 재고용하거나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게 세제지원 혜택을 강화하고, 여성고용 우수기업에 대해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기업들도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퇴근 시간 엄수, 육아 휴직기 대체 인력 채용 등 여성을 위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여성 구직자들도 직장 선택에 있어서 경력 단절 없이 근무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우먼컨슈머에서는 ‘대한민국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 주제로 경력단절 없이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선정해 취재했다.<편집자 주>

 

 

[우먼컨슈머=홍상수 기자] 한샘(대표 최양하)는 1970년도부터 주택의 가구와 기기, 소품, 패브릭 등을 제공하는 인테리어 기업이다. 나이스기업정보에 따르면 퇴사율 20%대 초반으로 신용등급 우량기업이다. 기업분석 사이트 캐치에서 한샘은 안정성과 성장성, 수익성에서 90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샘은 불과 4년 만에 매출이 2배 늘어나 국내 가구업계 최초, 연간 매출액 2조원을 달성했다. 최근 이사, 입주청소, 렌탈 등의 토탈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여성이기에 존중받는 사내 분위기

한샘은 여성 임직원 비율은 전체에서 약 32%, 높은 비율이다. 허진선 INT 상품기획실 차장은 “한샘의 상품이 대부분 여성고객을 메인으로 기획된다. MD로서 여성의 관점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여성의 의견이기 때문에 묵살되지 않고 오히려 여성의 의견이기 때문에 존중받는다. 승진과 평가 등 불리한 점은 느껴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회식은 저녁 9시 이후 비용 결재가 불가능해서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 회식을 점심시간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경단녀 없도록 모성보호제도 강화

한샘은 경단녀가 없도록, 모성보호제도를 강화했다. ‘엄마’가 행복한 일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임신하면 30만원 상당의 임신축하선물과 산전 용품구입을 위한 복지포인트 지급한다. 임신 기간 동안 임금의 차감이 없다. 6시간 단축 근무, 임산부 PC OFF제 시행, 임산부를 팀원으로 둔 관리자에 대한 직책자 교육 등을 시행해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준다.
출산하면 100만원의 출산 축하금을 지급한다. 육아휴직은 2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은 4-6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사내 '한샘 어린이집' 전경. 워킹맘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워킹맘들의 고충해결책, 한샘 어린이집 

사내 '한샘 어린이집'은 워킹맘들이 자녀 걱정 없이 근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에 개원했고 지난 해 12월 상암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약 200평 규모로 확대했다. 현재 70명의 자녀가 다니고 있다.
한샘 어린이집의 특징은 ‘직영체제’라는 점이다. 구상 단계부터 내부설계, 운영까지 모두 한샘이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다. 교사도 모두 한샘 직원이다. 민간 어린이집은 9시대 등교와 5시대 하교 시간 때문에 가족과 도우미 없이 아이를 보육하기 힘들지만, 한샘 어린이집은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7시 반까지 아이들을 돌봐준다.
정현정 리하우스사업부 리하우스마케팅팀 과장은 6살 쌍둥이 딸 둘을 키우고 있다. 그녀는 “사내 어린이집 때문에 업무에 몰입할 수 있었다. 복직 후 한동안 친정 부모님이 아이들을 봐주시다, 지난 해 2월에 회사 근처로 이사 왔다. 아이 둘을 사내 어린이집에 맡겼다. 덕분에 친정어머니도 댁으로 가실 수 있어,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을 덜었다. 워킹맘의 근무시간에 맞춘 보육으로 아이들 걱정 없이 업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급식비, 야외활동비는 물론 음악, 체육, 영어 등 특별활동비까지 전액 회사가 지원한다. 일반 유치원과 비교했을 때 두 아이 교육비가 100만원 가량 절감되는 효과까지 덤으로 누리고 있다. 연봉이 1000만원과 맞먹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직무별 근무제도로 자기 업무 스타일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내근제부터 영업직까지 배려한 유연 근무 제도

한샘은 직무 별로 근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내근직은 지난 10월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도를 도입했다. 본인의 업무 스타일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출퇴근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하루 6시간 집중 근로시간 외에는 본인이 스스로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한샘 관계자는 “집중 근무시간 역시 업무 유형과 업무량에 따라 '오전 형'과 '오후 형'을 선택할 수 있다. 업무 외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개인의 성장을 위해 쓸 수 있어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매장 영업직도 탄력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월간 휴무일과 근로시간을 사무직과 동일하게 보장하고 외근직의 경우 간주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업무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한샘은 직원들의 고충을 접수받아 문제점을 해결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여성 직원의 정착률 점점 높아져

한샘은 ‘좋은 일터 만들기 위원’이 있다. 직원들이 회사생활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접수 받아 회사에 전달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이다. 

허진선 INT 상품기획실 차장은 현재 7살과 4살의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다. 그녀는 “육아를 하면서 동시에 회사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한샘은 임신과 출산 과정의 제도적으로 굉장히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모성보호제도, 육아휴직 제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특히, 제가 근무하고 있는 상품기획실은 직군의 특성상 여성의 비율이 높다.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조직적인 분위기와 어린이집 설립이 함께 되면서 여성 직원들의 정착률이 높아지고 있다. 임신과 동시에 제도적으로 보호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고, 출산 후에도 여러 가지 고민을 줄여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 과장도 ‘과장 정현정’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한샘의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고 워킹맘이 많기 때문에 "워킹맘은 업무에 소홀할 것이라는 편견이나, 워킹맘이 특혜를 받고 있다는 눈치나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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