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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경환의 심리마케팅⑪] 자이가르닉 효과를 노려라, 카피와 비주얼을 통해서~
  • 위경환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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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컨슈머 위경환 칼럼니스트] 이루지 못한 첫사랑은 진한 기억으로 남는다.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완수하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고 기억에 남는 심리현상을 ‘자이가르닉 효과’ 혹은 ‘미완성 효과’라고 한다.

레스토랑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며 관찰한 러시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의 연구결과이다. 웨이터들이 어떻게 수많은 주문을 헷갈리지 않고 내오는지 궁금해졌다. 자이가르닉은 계산을 마친 후, 웨이터에게 “자신이 주문한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웨이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문이 끝난 뒤에는 그것을 싹 잊어버린 것이다. 주문 처리 전 즉, 일을 완결하기 전에는 주문 내용을 계속 기억하려고 하지만 주문이 끝나면 기억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한다.

인간은 '인지적 종결 욕구'가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끝내지 못한 이야기나 풀지 못한 문제, 답하지 못한 문제, 완수하지 못한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문제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 동안 생생하게 기억한다는 의미이다.

한 연구에서 피 실험자들에게 음료수와 치약, 진통제 광고가 포함된 TV 프로그램을 보여주거나 들려줬다. 그리고 나중에 광고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연구자들이 5~6초 전에 일부러 재생을 멈췄던 광고내용을 가장 잘 기억했다.
그뿐만 아니라 끝까지 보지 못한 광고일수록 그 광고내용을 바로 직후, 2일 후, 심지어는 2주 후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해 냈다.
이는 끝맺음 부재가 주의를 유지하거나 기억하는 데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장과 광고카피도 마찬가지다. 한 문장을 마치지 않고 말 줄임표....로 끝내거나 생략하면 읽는 소비자는 자신이 스스로 그 문장을 완성하여 이해하려고 한다.
광고카피 끝 부분에 말 줄임표를 붙여 단어나 음절 또는 구절 등을 생략함으로써 여운을 남기며 광고에서 특정요소를 의도적으로 생략함으로써 소비자 스스로 생략된 부분을 완성하도록 한다. 자이가르닉 효과의 광고카피 사례를 들어본다.

ㆍ 누구시길래....(자동차)
ㆍ 트윈 케이크가 답답한 나이라면....파우더만으로 불안한 나이라면....(화장품)
ㆍ 그 곳에 가면.....(아파트)
ㆍ 오래오래 입고 싶어서....(세탁기)
ㆍ 뽑아 쓰기는 쉽지만....(자원절약 공익광고)

그림(Visual)도 마찬가지다. 미완성인 채로 전시장에 걸어둔 그림도 관람객들은 각자 자신이 완성해서 보려고 한다.
자이가르닉 효과가 반영됐으며 역사상 가장 유명한 그림으로 여겨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처음부터 풀리지 않는 의문투성이였다.
“그녀는 웃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미소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다빈치는 그런 수수께끼 같은 표정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라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가지는 분명하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데 상당 부분 작용한다는 점이다. 즉, 명화 모나리자의 유명세도 자이가르닉 효과에 의한 결과인 것이다.

한 입 베어 문 사과 형태의 애플사 심벌마크,
온전한 사과 형태보다 깊은 인상을 준다.
막대사탕 추파춥스 광고. 복어와 개구리 형태가 사탕형태를 띠고
있기에 소비자는 그 상품이 무엇인지를 상상해서 알게 된다.

따라서 어떤 일을 시작했으면 가급적 마무리 짓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렇지만 위의 실험 결과를 볼 때, 기억을 오래오래 유지시켜야 할 광고카피나 비주얼은 미완성으로 남겨두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효과적이다.
소비자들로부터 광고 집중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에 대해서 신중히 생각할 여지를 주자는 것이다. 최근 광고는 유튜브와 동영상 등 수많은 볼거리와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상황이다. 여기서 소비자들로부터 관심과 주목 받기 위해서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활용하는 카피ㆍ비주얼 전략이 요구된다.

인용) 초전설득,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김경일 옮김', 21세기북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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