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 "시판 중인 '이베리코 흑돼지' 50점 중 5점은 '백색돼지'"
쿠팡, 이마트쇼핑몰에서 판매된 제품도 백색돼지...판매중지
스페인에서도 이베리코 생육 등급 기준 없어, 전문가도 식별 불가능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자연 방목에 도토리만 먹고 자랐다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가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얻으면서 음식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이베리코 꽃목살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이베리코 흑돼지로 판매된 고기 일부는 백색돼지로 나타났다. 이베리코 품종은 흑색돼지로 백색돼지가 나올 수 없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50점 중 5점이 백색돼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 김아름내)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50점 중 5점이 백색돼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 김아름내)

(사)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자혜)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 목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시내음식점, 대형마트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 정육점 등에서 ‘이베리코 흑돼지’를 판매하는 50점에 대해 모색 판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5점(10%)이 백색돼지였다고 밝혔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50점 중 5점이 백색돼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 김아름내)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50점 중 5점이 백색돼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 김아름내)

백색돼지로 판별된 5점 중 3점은 쿠팡에서 판매한 이베리코 베요타 목살 구이(제조 및 판매 (주)국제식품)와 이베리코 목살(다모아영농조합법인), 이마트 쇼핑몰에서 판매한 이베리코 돈목살(제조원 (주)성림쓰리에이통상, 판매원(주)동원홈푸드)다. 또 경동시장 내 정육점에서 수거한 목살 1점과 동대문 소재 음식점에서 수거한 1점도 흑돼지가 아니었다. 해당 제품들은 판매가 중지됐다.

해당 제품 판매처를 입점했던 이커머스 쿠팡 관계자는 “(제품을) 판매중지했고 소비자 구제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총 판매량을 묻자 “내부 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50점 중 5점이 백색돼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 김아름내)
소비자시민모임은 28일 이베리코 흑돼지 모색 판별검사 결과 50점 중 5점이 백색돼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 김아름내)

아울러 소시모는 이베리코 흑돼지에 대한 과장 광고도 지적했다.

판매처에서 ‘세계 4대 진미’, ‘스페인 청정지역에서 도토리를 먹고 자란 자연방목 흑돼지’ 라고 광고하고 있으나 일부는 과장이 있다는 것이다.

소시모는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스페인 현지 조사원을 통해 이베리코위원회 사이트, 현지 표시 광고 등을 확인했다.

스페인 이베리코위원회 등급 기준에 따르면 이베리코 흑돼지는 사육기간 대부분 배합사료를 먹다가 도토리가 떨어지는 시기에 방목돼 도토리를 먹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베리코 전 등급이 도토리를 먹는 것도 아니었다. 최고 등급인 베요타와 그 다음 등급 세보데캄보만 일정 기간 방목돼 도토리를 먹고 자란다. 세보 등급은 도토리를 먹이거나 방목해 키우지 않는다.

일부 음식점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는 ‘이베리코 흑돼지’를 베요타, 세보데캄보, 세보 등급으로 표시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등급은 하몽(생햄) 원료육을 위한 등급일 뿐이다.

스페인 현지에서도 하몽에 사용될 앞·뒷다리에 대해서만 라벨을 표시하고 있고 생육에는 별도의 등급을 매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돼지고기 값 또한 대형마트 쇼핑몰 비교 시 100g 당 국내산 돼지고기 목살이 2,680원, 삼겹살은 2,570원이었다면 스페인산 이베리코 흑돼지 목살가격은 3,410원으로 비쌌다.

한국 소비자들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이베리코 흑돼지의 등급을 보고 속아 구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소시모 김자혜 회장은 “이베리코 흑돼지 베요타 등 최고등급 표시를 증명할 길이 없다. 전문가들이 육안으로 보아도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소시모 윤명 사무총장은 “이베리코 흑돼지로 판매되는 고기가 스페인에서 온 것인지는 유전자로 감별할 수 없다. 단지 흑돼지나, 백색돼지냐를 검사할 수 있었다. 판별검사를 통해 50개 중 5개가 백색돼지로 확인됐다”면서 “식약처에 이 사실을 알렸다. 식약처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확인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명 사무총장은 “일부가 가짜로 나타났기 때문에 수입, 유통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축산물 표시 관련 기준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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