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샤워로 피톤치드와 세로토닌 효과를 한 번에!

도심 속에서 숲을 느낀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도심 곳곳에 있는 공원과 수목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면서 빡빡한 일상에 작은 쉼표를 하나 찍는 것도 현대인의 스트레스 관리에는 도움이 된다. 오산에 있는 물향기수목원에서 산책을 하면서 산뜻한 힐링 타임을 가져봤다.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에 지난 2000년부터 조성하여 2006년 5월에 개원한 물향기수목원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식물원 등의 주제원과 한국의 소나무원, 단풍나무원, 유실수원, 중부지역자생원 등 다양한 20개 주제원과 1,700종의 식물로 조성되어 있다.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물향기수목원의 입장료는 1,000원이다. 남녀노소 누구든지 부담 없이 수목원을 방문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벌써 숲길에 들어선 듯 기분이 편안해진다. 
 
아치 모양의 만경원을 지나면 귀여운 동물모양으로 정원수를 다듬어 놓은 토피어리원이 보인다. 이 곳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토존이다.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숲속쉼터에 다다르고 옆에는 난대·양치식물원과 분재원이 자리하고 있다.
 
가을이어도 수목원에 가면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좀 달래주려는 듯, 난대·양치식물원 입구에 핀 흰 꽃과 가운데쯤 노랗게 피어있는 머위 꽃이 필자를 반겼다. 작은 식물원을 나와서 분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햇살은 따사로웠다. 바다향 머금은 해송 분재들 곁에는 작은 연못이 있고 그 위로는 산책로가 나 있다.
 
산책로를 따라서 올라가면 왼쪽에는 갈대밭, 오른쪽에는 유실수원과 소나무원이 자리하고 있다. 흔들리는 가을 여심을 잠시 갈대밭에 남겨두고 유실수원과 소나무원 사이의 샛길을 걸었다. 
 
유실수원 옆에는 산림전시관이 있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꽃을 주제로 한 그림전 ‘꽃닮’전이 열리고 있었다. 전시관 2층 로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습지와 호습성식물원이 보인다. 전시관을 내려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단풍나무원과 무궁화원, 습지생태원을 지나 물방울온실에 다다른다. 
 
작은 원형의 온실에서 잠시 봄을 느껴보고 중부지역자생원을 지나 수생식물원에 다다르면 오리들이 무리지어 한가로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공간에 이렇게 여러 가지 자연생태의 모습을 옮겨놓은 수목원에서 산책을 하면 기분전환에 효과적이다. 
 
원래 수목원은 공원이나 유원지와는 달리 다양한 식물유전자원을 수집, 증식, 보존, 관리 및 전시하고 그 자원화를 위한 학술적, 산업적 연구를 위한 시설이지만, 이제는 공원이나 유원지만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소가 되어 있다.
 
수목원은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자연을 느끼고 밀폐공간에서 부족해진 산소를 보충하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 이유는 숲 속의 식물들이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살균성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이 물질 때문에 사람들은 삼림욕을 좋아한다. 피톤치드의 주성분은 테르펜이라는 물질인데, 이 물질이 숲 속의 향긋한 냄새를 만들어 낸다. 
 
피톤치드는 심리적인 안정감 이외에도 말초 혈관을 단련시키고 심폐 기능을 강화시킨다.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치료, 심장 강화에도 도움이 되고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건강샤워라고 부를 수 있는 삼림욕은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일사량이 많고 온도와 습도가 높은 정오 시간대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피톤치드 효과가 겨울철 피톤치드 효과보다 약 1.5배 이상 크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세로토닌은 햇빛과 관련이 깊다. 더운 여름철보다 추운 겨울철에 불행하다거나 슬프고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이다. 
 
세로토닌은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분자로, 호르몬이 아님에도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조절하고, 식욕, 수면, 근수축과 관련한 많은 기능뿐만 아니라, 사고기능과 관련하기도 하는데 기억력,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우울증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목원에서 산책을 하면서 햇빛을 섭취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활성화되고 우울감을 조금이라도 털어낼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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