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건강칼럼] 글/ 성기원 경희무교로한의원 원장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누구나 근육이 ‘뭉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의원을 방문하는 분들도 “꾸준히 목 스트레칭을 해도 계속 뻐근해요”, “앉아 있는 중간 중간 스트레칭을 해도 허리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통해서 근육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까?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손상이 오래되었거나 과도한 자극을 받음으로 인해 단순한 근육 손상에서 벗어나 인대, 힘줄, 관절 손상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정확한 진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둘째로는 스트레칭 방법이 잘못되어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무리한 스트레칭으로 인해 반사성 근수축이 발생하여 통증이 더 심해진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정확한 스트레칭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는 잘못된 자세나, 장시간 반복된 작업 등으로 인해 스트레칭으로 이완되지 않을 정도로 근육이 과도하게 뭉쳐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 경우이다. 한의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근육은 액틴과 마이오신이라는 작은 근섬유의 다발로 구성되어 있어, 이 두 개의 섬유가 가까워지면 근육이 수축하고, 멀어지면 이완된다. 이러한 수축-이완작용은 운동신경에 의해 이루어지며, 근육이 운동신경의 지배를 받는 부위를 근-신경접합부 혹은 종판(endplate)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시냅스를 거쳐 온 전기적 신호가 화학적 신호로 바뀌게 되고, 신경전달물질인 칼슘을 방출하여 근육에 수축을 명령한다. 그리고 수축이 끝난 근육은 다시 이완된다. 그런데 전기적 신호를 통해 수축을 명령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근육이 수축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근육뭉침의 주원인이 된다.

우리가 좋지 않은 자세나 반복된 노동으로 근육을 사용하면 에너지가 소모된다. 또 수축된 근육은 단면적이 증가하게 되어 모세혈관을 압박하며 이로써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국소 부위에 혈액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허혈성 상태’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허혈성 상태는 에너지 부족 상태를 더 심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에너지는 근육이 수축할 때에도 사용되지만 종판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칼슘을 재흡수 할 때에도 사용되는데, 에너지 부족으로 칼슘이 재흡수되지 못하면 수축 명령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어 근육의 수축이 지속되며, 따라서 근육이 짧아지고 뻣뻣하고 두꺼워진다 - 즉 뭉친다.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근섬유의 밀도가 증가된 것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부위를 ‘통증 유발점(트리거포인트)’이라고 한다.

기사와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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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유발점에 침치료를 하면 왜 치료가 될까? 실험에 의하면, 통증유발점 주위와 통증유발점 내부에 침 자극을 주고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확인하면 자극이 통증유발점 위치에 가까워질수록 전기적 신호가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확인하였을 때에는 신호가 치료 전보다 감소한다. 즉, 근육은 침 맞는 순간 일시적으로 과반응을 보이지만, 그 뒤로는 긴장이 줄어들고 이완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근육은 지속되는 수축의 악순환을 마치고 비로소 휴식할 수 있게 하게 된다.

그래서 근육이 뭉친 곳(통증유발범)에 침을 놓고 나면 일시적으로 오히려 뻐근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러한 기계적 자극이 통증유발점을 해결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뻐근함이 시간이 지나 사라지면 근육이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좋지 않은 자세나 반복적인 업무는 근육을 뭉치게 하는데, 이는 근섬유가 반복적으로 수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형성된 통증유발점은 침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제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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