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 인문학(52)] 마스터즈는 왜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가
  • 이인세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1.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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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컨슈머= 이인세 칼럼] 마스터즈는 왜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가.
프로골퍼들은 왜 일생에 한번이라도 마스터즈대회에 참석하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생각하는가. 갤러리로 불리지 않고 후견자라는 이름의 패트론으로 명명된 관람객들은 왜 10년 이상을 기다려서라도 어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잔디를 밟고 싶은 것일까.

마스터즈가 열리는 날

매년 4월 2째주만 되면 조지아 동쪽의 자그만 어거스타 마을은 왜 전세계의 수십만 골프 관계자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루는 것일까. 마스터즈의 마력은 무엇일까.

87년 전인 1931년 미국 골프의 성인으로 추앙받았던 보비 존스는28세로 은퇴를 선언한다.
일반인들 같으면 프로에 전향할 나이였지만 그는 아무 미련없이 골프채를 접는다. 그는 골프에 관해서 더 이상 이룰 목표가 없는 전설이었다. 1930년 인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은퇴를 선언하자마자 그는 홀연히 고향인 조지아주 아틀란타시에서 동쪽으로 2시간여 떨어진 아주 작은 시골 마을 어거스타를 찾는다. 한 시간만 가면 대서양에 접하는 노스캐롤라이나주가 있는 관계로 어거스타 마을의 해수면은 30미터 정도밖에 안되는 과일이 만개하고 꽃이 만발하는 비옥한 천혜의 땅이었다.

조지아 어거스타 클럽하우스

평소 이 곳에 기필코 골프장을 차리리라고 마음먹고 있었던 존스는 “태초부터 이 땅은 골프장을 짓게끔 이제껏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3년 뒤인 1934년 그는 골프장 이름을 어거스타 내셔널이라고 지은 뒤 ‘어거스타내셔널 인비테이션’이라는 대회를 개최한다. 마스터즈라는 이름은 5년 뒤인 1939년에 가서야 비로서 붙여졌고 그때부터 4대 메이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지만 처음에는 초청대회로 시작됐다.

그렇다면 불과 몇 년 도 되지 않은 대회가 어떻게 메이저대회로 단숨에 발돋움했을까.
바로 그의 명성 때문이었다. 그의 은퇴를 아쉬워한 사람들은 국민들뿐만이 아니었다. 언론과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를 흠모했던 기자들은 첫 대회부터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 2회 때인 1935년에는 진 사라센이 알바트로스를 달성하자 이 대회는 순식간에 전세계로 회자되기 시작했고 5년뒤 마스터즈라는 새 대회 이름이 주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메이저로 부각된다. 당연히 브리티시오픈, 브리티시 아마추어 오픈, US오픈, US아마추어 오픈 등 기존의 4대 메이저는 빛을 바랬고 대신 PGA챔피언쉽과 함께 오늘날의 4대 메이저가 형성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었다.

4대 메이저 중 유일하게 마스터즈는 장소를 옮기지 않고 어거스타 내셔널에서만 개최된다. 만약 보비 존스가 골프장이 완성된 1933년 미국골프협회에 US오픈을 어거스타에서 개최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만약 협회가 이를 수락했다면 오늘날의 어거스타 내셔널은 몇년에 한 번씩 US오픈을 여는 골프장이 됐을 것이고 마스터즈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당시 협회는 6월의 뜨거운 여름에 남부 조지아주에서 대회를 열기가 어렵다며 거절을 했던게 역사의 아이러니였다.

오픈이 아닌 회원들에 의한 엄격한 심사에 의해  초청이 결정되는 마스터즈는 17가지 자격에 부합되는 선수 1백50명만 참가시킨다. 유리처럼 빠른 그린에 볼을 정지시켜야 하는 고도의 샷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가시거리가 더 멀게 보이도록 설계해 섯불리 나서지 못하게 만든 코스, 형형색색의 꽃들로 주변이 장식되어 선수들을 유혹하지만 11,12,13번 홀은 골프 작가인 허브 워렌윈드가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신에게 기도를 한다고 해서 생겨난 아멘 코스등 선수들은 최고가 아니면 절대 우승을 할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우승자는 1949년부터 시작된 오직 마스터즈만의 그린 재킷을 입게 되는 영광을 차지하고 미국 골프의 성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게 되는 영광을 차지한다. 물론 1년 뒤 자켓은 반납되고 골프장측은 비밀스러운 챔피언실에 역대 우승자순으로 이 그린자켓을 영원히 보관한다.

1986년 잭 니클라우스는 17번 홀에서의 기적같은 버디로 생애 6번째 최다 마스터즈 우승을 차지하는 명승부를 펼치면서 통산 메이저 18승의 대기록을 이룩하게 됐고, 1997년 타이거 우즈는 18언더파 270타라는 마스터즈 최소타로 프로 원년 최초의 메이저우승을 이루는 영광을 차지했다. 그랜드슬램을 이루었고 그 자신만이 원했던 골프장을 건설했으며 이 대회를 짧은 시간에 세계 최고의 대회로 이루어 놓은 보비 존스는 골프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 진정한 골프의 성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마스터즈는 관람객들의 명칭을 갤러리라고 부르지 않고 후원자, 홍보대사의 뜻을 지니고 있는 패트론이라 칭한다. 이들은 일생 일대 단 한번이라도 어거스타 내셔널의 잔디를 밟는 것을 가문 최대의 영광으로 여길 정도다. 10년을 기다려도 좋으니 인터넷에 대기자 명단으로 올려놓고 하세월 기다린다. 혹은 로토 추첨으로 당선돼 티켓 한장을 얻으면 일생 최대의 행운이다. 이것 저것도 안 되는 열성팬들은 대회 주간 골프장 주변의 암표상을 기웃거린다. 운이 좋으면 그날의 티켓을 1백50달러 정도에 구입할 수도 있다. 어렵사리 입장한 골프장이니 만큼 처음 찾는 패트론들은 일단 두꺼운 융단 잔디에 엎드려 키스를 한다.

패트론들은 일단 기념품 텐트에 들러 사재기를 하듯 기념품을 사들인다. 평생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거니와 수십점을 구입해서 친구들이나 인터넷에 이를 팔아도 없어서 못파는 지경이다. 노란색 미국영토의 바탕에 조지아주에 홀컵 구멍을 만들어 놓고 붉은색 깃발을 꼽아 놓은 로고는 마스터즈의 상징이며 세계 어느 골프장의 로고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귀한 마크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마스터즈 상품은 이베이에서 개인적으로는 팔 수 있지만 어느 누구도 골프장밖에서는 판매를 금지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귀해진다.

메인 기념품 텐트에만도 12대의 현금계산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골프장 곳곳에도 임시 기념품텐트가 마련되어 있다. 하다못해 햄버거를 싼 포장지와 일회용 컵, 노란 재활용 냅킨에도 노란 마스터즈 로고가 붙어있을 정도로 어거스타측은 브랜드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일주일 간 판매된 기념품 수입으로 골프장 일 년 유지비가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패트론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은 클럽하우스 앞이다. 새로 지을 법 한대도 회원들은 초창기 자그만 목조 2층 건물을 지금까지 클럽하우스로 사용하며 전통의 유산을 고집하고 있다. 앞쪽 잔디에는 넓직하게 노란색의 꽃으로 마스터즈 모양으로 꽃밭을 만들어 놓아 방문객들은  이 꽃밭과 클럽하우스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느라 줄을 설 정도이다. 마스터즈를 이끄는 어거스타 내셔널은 한번쯤은 가봐야 할 신비로움을 제공하는 곳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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