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CJ대한통운을 이용하는 소비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받아야할 물품이 어디있는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배송이 평소보다 2일 넘게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SBSCNBC뉴스 캡쳐
SBSCNBC뉴스 캡쳐

지난 8일 우먼컨슈머에 제보한 A씨는 11월 2일 곧 출국하는 외국인에게 중고폰을 판매했다. A씨가 이용한 택배사는 CJ대한통운이었다.

배송이 최대 2~3일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1월 6일에도 물건은 외국인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소비자는 9일 오전 출국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외국인 소비자는 판매자 A씨를 협박하며 사기꾼으로 몰아갔고 A씨는 “대한통운에 연락해보았으나 내부적인 문제로 물건의 위치를 알 수 없고, 언제 완료될지 모른다고 한다”며 도움을 부탁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에 연락해 상황 처리를 요청했으나 13일 오후까지도 판매자 A씨는 CJ대한통운으로 보낸 단말기를 전달받지 못했다.

최근 CJ대한통운은 홈페이지를 통해 11월 말까지 ‘택배 물량 증가로 개인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배송지연의 가장 큰 이유는 최근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세 차례의 인명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10월 말 대전 문평동에 소재한 대전허브터미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 해당 작업장에 45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14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박성기 택배지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인명사고가 났는데 CJ대한통운은 해명도 공식적인 사과도 없다. 그저 우리한테 영업정지를 맞았으니 개인이 물품을 집하해서 보내는 물품을 자제해달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가 ‘택배 배송 지연 제보가 들어온다’고 하자 “문평동 영업소(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가 45일 영업정지를 맞고 옥천이라든가 타지역 허브물류센터로 배송물품이 몰리고 있다”며 “대전허브터미널은 CJ대한통운 전체 물량 30%를 소화한다. 영업정지로 인해 그 물품이 타 지역 영업소로 가지만 그곳에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 누적이 되고 각 지역 영업소에 가서도 또 누적이 돼 고객들에게 늦게 배송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성기 지부장에 따르면 택배 기사들은 물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일 뿐만 아니라 배송 물품을 집하하는 작업도 맡고 있다. 대전허브터미널 영업정지로 인해 각 지역 영업소에는 새벽 12시~3시경 물품이 도착한다. 택배기사들은 새벽 12시까지 기다렸다가 배송물품을 나눈다. 저녁이면 도착할 수 있는 물품들이 새벽에 도착하다보니 최대 2일이면 받을 수 있는 물품이 4일을 넘어서 도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박성기 지부장은 “회사에서 시간 내에 각 지역, 영업소에 물품을 보내줘야 저희도 아무 문제없이 고객에게 물품을 전달할 수 있다”면서 택배기사의 파업이나 늦장부리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CJ대한통운이 택배물량 증가로 개인택배 예약 서비스를 중단한 상황에 대해서는 “위기 모면을 하는 발언이다. 택배기사들에게 집하를 자제시키면 물량이 줄기 마련이다. 최근 650만개 물량이 450만개로 줄어들었다”며 “정부차원에서 CJ대한통운, 노동자와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인명피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일하는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신랄히 나눴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가족에게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진단 및 조사 받는 상황이다. 철저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면서 "메인허브터미널인 대전터미널 가동이 중지되면서 효율성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상황을 전했다.

홈페이지에 공지된 '택배 물량 증가'와 관련, '택배노조 측에서는 오히려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입장'이라고 하자 "물량이 늘었다기 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 배송 차질이 있다. 배송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이런 부분이 재발되지 않도록 개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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