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칼럼= 권혁중 경복대학교 e-비즈니스과 겸임교수]

요즘 화제는 역시나 백종원이다.

백종원은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본가, 역전우동 그리고 백다방까지 정말 다양한 음식 분야에서 뛰어난 경영실력을 보여주었다.

그가 손대는 메뉴마다 대중들에게 크게 사랑을 받았고, 맛도 맛이지만 상업적인 측면에서 매우 뛰어난 감각을 가졌다라고 평가 받고 있다.

또한 방송에서도 뛰어난 예능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충청도의 구수한 사투리를 기본으로 대중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아는 방송인이기도 하다. 그것도 자신이 가장 잘하는 요리로 말이다.

하지만 대중들이 백종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예능감이 있는 방송인이라서, 잘 나가는 요식업 경영자라서가 아니다. 그 동안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NO"를 외치는 방송인이기에 대중들은 그를 좋아하고 있다.

SBS 골목식당 캡쳐

그동안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은 “YES"만을 외쳤다. ‘맛집’이다 ‘크게 성공하는 집’이다. ‘돈을 많이 벌었다’. 등등 성공 미담만 가득한 홍보성 리얼리티가 많았다. 하지만 백종원이 출연하는 방송을 보면 국민들이 한번쯤 꿈꿔보게 되는 자영업에 대해서 거짓 없는 현실감 있는 조언을 한다. 즉, 준비되지 않는 창업은 하지 말라는 ”NO"를 말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모습을 흔히 발견한다.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겠다고 퇴직금을 투자하는 은퇴자들. 셰프가 되고 싶어 준비되지 않은 채 많은 대출을 안고 시작하는 젊은 자영업 창업자들. 이럴 때 많은 주위 분들은 걱정을 한다. 그리고 말리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한번 음식 창업을 꿈꾸게 되면 그곳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예비 사장들이다. 결국 이미 포화상태의 음식 자영업시장에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작년 음식점 창업자 대비 폐업자 비율은 작년 92%에 달했다. 2017년 기준 새로 창업한 음식점은 18만 천 곳, 같은 기간 폐업한 음식점은 16만 7천 곳이다. 물론 새로 창업한 사람 중에서 9명이 망했다 라는 일부 언론은 잘못된 것이지만 10명이 창업했을 때 다른 9명이 망했다는 표현은 맞는 표현이다. 그만큼 음식업 창업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백종원 신드롬 나타났다. 즉, 음식업 창업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방송에서 하고, 강의를 통한 냉정한 평가해 해 주기에 실패가 예정된 창업의 시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럼 그가 말하는 많은 이야기 중에서 우리는 어떤 점을 더욱 귀담아 들어야 할까?

첫째, 준비되지 않는 창업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백종원은 많은 방송에서 심지어 국감에 나가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대한민국에 너무나 많은 음식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준비되지 않는 창업은 결국 망한다는 것이다. 백종원을 통해 국민들은 음식 자영업의 잘못된 상식을 깨달았다. 즉, 요식업이 진입장벽이 낮기에 괜찮은 창업 아이템 이라는 잘못된 상식 말이다. 물론 다른 업종에 비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진입장벽인 낮다는 것과 소자본 창업성공이라는 것은 이제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제는 음식업 창업이 소자본 창업이라는 말이 무색해 졌다. 끝없이 오르는 임대비,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으로 초기 투자금액이 상당히 높아 졌다.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과거의 잘못된 상식과 공식만을 이해하고 음식 자영업 시장에 뛰어드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다. 그것을 백종원이 우리에게 그것은 아니라고 현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음식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도 마찬가지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불확실성이 커진 마당에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오히려 독이 된다. 경기가 좋으면 몰라도 지금처럼 많은 국책연구기관들이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떨어트리는 마당에 무턱대고 창업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가족을 빈민층으로 만들어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이 되고 만다.

둘째, 창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해줬다.
백종원은 자신의 브랜드를 확장할 때 몇 년의 시간을 투자해서 메뉴를 개발하고 상권을 분석하고 연구해서 런칭 한다고 한다. 백종원 마저도 몇 년을 공부하는데 너무나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공부 없이 창업시장에 나오고 있다.

물론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와 경제상황상 베이비부머들이 준비 되지 않은 은퇴와 맞물려 창업시장에 떠밀려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큰 조정기에 와 있다. 베이비부머의 준비되지 않은 은퇴로 인한 사회적 비용증가, 노동시장에서의 세대 간의 갈등. 경직된 노동시장 등등.. 그렇다보니 베이비부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떠밀리다 시피 창업을 하게 된다.

단지 경제 체질 변화 때문일까? 라고 생각해본다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창업자를 양성하는 일부 강사나 자칭 창업컨설턴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특히 정부창업지원 자금은 쏟아져 나오는데 그것을 정작 필요한 창업자들이 아닌 공짜돈으로 인식하여 받으려하는 일부 잘못된 창업자들 그리고 그것을 컨설팅 명목으로 떼어가는 몇몇 창업지도자나 컨설팅 업체들에게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일부 창업 컨설턴트는 자격 미달임에도 예비 창업자를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비싼 교육비를 받고 강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 한 지인의 소개로 몇몇 대표님들이 컨설팅을 받으러 필자 여의도 사무실에 오셨다. 지인이 도와달라고 하여 무료로 상담을 해드렸는데 컨설팅을 받고 가시면서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는 유료 컨설팅 보다 오히려 무료 상담 시간이 몇 배 더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나 또한 정부기관과 많은 일을 했기에 호기심에 무슨 문제가 있냐 라고 물어보니 컨설팅을 막상 가보니 교과서적인 발언만하고 컨설팅 인증 할 몇 장의 사진만 찍고는 끝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큰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매우 씁쓸하게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나라가 가난한 것이 아니라 나라에 도둑이 많은 것이다.”

일종의 창업 거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컨설턴트나 강사들은 창업자를 돈으로 여긴다. 즉, 창업시장이 커져야 강의도 하고 컨설팅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창업을 하지 말아야할 분들에게까지 창업이 마치 마술 지팡이처럼 인생을 역전시킬 것처럼 홍보한다. 마치 부동산 거품을 일으켜야 돈을 버는 떳다방 처럼 창업시장에 거품을 만들고 있다. 물론 일부에 지나치지 않지만 한번 뒤돌아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에게 제2의 백종원 같은 인물이 있나?
“YES" 가 아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이 있는지 말이다.
그것도 돈을 들고 찾아오는 창업자들에게 이건 “아니다”라고 말릴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존재하는지 뒤돌아 봐야 한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숫자 늘리기에 급급한 창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단기간에 정량적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 급조된, 준비되지 않는 창업은 결국 실패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목표를 이루기보다 “진정성”을 가진 창업가를 양성해야 하고, 그리고 준비 되지 않은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단호히 “NO"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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