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소셜SNS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어로 일본 도쿄 맛집을 소개하는 일본인이 있다. 그의 이름은 에노모토 야스타카, 인스타그램 계정 이름은 '네모'다.

한국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1년 6개월간 어학당과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머물면서 고마운 친구들을 만났다는 네모씨를 지난 5일 서울 시청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자신을 일반인, 직장인이라고 소개하면서 한국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자신의 한국어 실력이 늘어난 기회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쿄 맛집 책을 낸 계기 또한 한국 친구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현지인이 알려주는 진짜 도쿄 맛집 저자 '네모'를 만나다...① 에서 이어집니다.

11월 5일 오후, 시청 근처 카페에서 만난 네모씨.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했지만 인스타그램에 나온 프로필을 컨셉으로 얼굴을 살짝 보이는 모습으로 찍어보았다. (사진= 김아름내)

‘더 듣고싶어요!’

“제가 한국에 살 때 한국 친구들이 제게 여러 가지를 알려줬어요. 좋은 추억으로 남아요. 하지만 전 일본에 가게 됐고, 그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할까 생각했어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포스팅은 제가 평소에 다니는 도쿄 현지 맛집이에요. 음식 사진과 설명을 한국어로 쓰면서 한국인들과 소통하게 됐죠. 처음에 책을 출간할 생각은 없었지만 좋은 인연이 됐네요”

네모씨는 한국 방문 전, 팔로워들에게 한국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네모 제공)

“또 제가 한국에 갈 때는 한국인 팔로워님들이 평소에 다니는 맛집에 가보고 싶어서 알려달라고 하고 찾아가기도 하죠. 작년 6월에는 팔로워 만 명 돌파 기념으로 한국 먹방여행을 기획했어요. 서울, 목포, 나주, 광주, 부산을 돌아다니면서 음식을 먹을 생각이었어요. 그때도 팔로워님들께 추천 맛집을 미리 물어봤는데 100곳이 넘는 현지 맛집을 알려주셨어요”

“서울이나 부산에는 아는 친구들이 있지만 전라남도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몇 명 팔로워님들이 ‘전라도 맛집에 오신다면 직접 안내해줄게요’라고 해서 목포, 나주, 광주에 있는 한국인 팔로워님들과 만나 식사를 했어요. 외국인 입장으로 좋은 기회였죠”

“목포에서 같이 식사한 팔로워님은 한국인 커플이었는데 두 분 다 제 인스타그램을 항상 응원해주셨어요. 알고 봤더니 그분들이 목포 현지인이 아니라 광주에 사시는데 저 때문에 광주에서 목포까지 와주셔서 목포 맛집과 관광명소를 안내해주셨어요. 목포에서 세월호에 대한 얘기를 했고 선체 인양 현장도 가보게 되었어요. 우리 서로 일반인인데 인스타그램을 계기로 있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네모씨는 한국 방문 전, 팔로워들에게 한국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네모 제공)

‘한국어를 정말 잘하세요, 인스타그램을 봤는데 글도 잘 쓰시구요'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는 제 책이나 인스타그램이 일본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이나 참고가 되면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할 때 제가 틀린 부분을 알려주는 팔로워 분들이 계세요. 저번에 제가 생선 ‘대가리’를 ‘머릿고기’라고 썼다가 여러 분이 머릿고기와 대가리의 차이점을 알려주셔서 수정한 적이 있어요. 제가 올린 글에 다양한 분들이 얘기를 나누고, 알려주신 덕분에 한국어 공부에 도움되는 부분이 커요”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언어를 배우면 실력이 빨리 늘 것같아요! 아, 뜬금없는 질문 하나 할게요. 일본에서는 라멘을 국물까지 다 먹어야 예의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봤어요. 맞나요?’

“그 얘기를 한국 인터넷에서 봤어요.(웃음) 일본 라멘 그릇 바닥에는 ‘(아리가또고자이마스 :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감사합니다’라고 일본어로 써있어요. 그래서 끝까지 먹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다 먹지 않아도 된다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억지로 먹거나, 먹으라고 하는 것은 강요예요. 가능하면 남기는 것보다 다 먹는 게 괜찮지만. 원래 국물을 남기는 게 보통이에요. 정말 라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드시지만 국물이 짜니까 대부분은 적당히 먹고 남기죠. 라멘 국물을 남기면 예의없다는 말은 없어요”

네모 인스타그램 (사진= 김아름내)

‘궁금증이 풀렸어요, 앞으로는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12월 중순에 도쿄 진보조(神保町)라는 책거리에서 북토크가 열릴 예정이에요. 일본인도 오고, 일본에 있는 한국인도 올 것같아요. 책에 대한 얘기도 하겠지만 저처럼 한국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꾸준히 소통, 활동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말해주고싶어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 덕에 제가 책을 내게 됐으니까요. 제 활동이 한국 친구들에게 제가 한국에서 받았던 고마움을 보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현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 나라를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어요.”

인터뷰 내내 네모씨는 한국 친구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몇 번이 강조했다.

소셜SNS를 통해 한국인과 소통하며 도쿄 맛집을 알려주고 그에 더해 음식에 대한 유래나 정보를 제공한 일들이 한국에서 느꼈던 고마움을 보답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6일 저녁, 네모씨는 기자에게 도쿄에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네모씨,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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