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토 고갈로 수입에 의존하던 상황...관련 업계 이목 쏠려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편집] 경기도 광주시에서 조선왕실백자를 빚던 원재료인 백토와 목절점토가 대량 발견됐다.

그동안 원재료인 백토가 고갈되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학계와 관련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 광주는 1467년 사옹원 분원이 설치된 후 조선백자의 산실로 알려졌으나 백자를 빚는 백토가 고갈되면서 맥이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도예가들은 원재료인 백토와 목절점토를 수입해 빚으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근 경기도 광주시 역세권 개발 구역인 역동 170-6 일원에서 지반조사치 기준으로 목절점토 120만여 톤, 백토 30~40만 톤이 발견됐다.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백토로 빚은 분청사기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이곳에서 채굴한 목절점토와 백토로 옛 전통도자기를 재현한 박상진(무형문화재 제41호) 분청사기장은 “이번 광주에서 발견된 목절 점토는 조선시대 제작했던 분청사기의 색상과 흡사하고, 분청사기의 특징인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상진 분청사기장은 “백토 또한 색상이 맑고 부드럽고 은은해 어느 나라 어느 지역 흙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백자 색상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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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토로 빚은 분청사기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일부 전문가들은 발견된 목절점토와 백토의 재산가치를 4천 억원으로 예상했다.

해당 광물자원은 개발부지 토지주인 S씨가 지난 2년간 탐사를 통해 밝혀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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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성적서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S씨는 한국광물자원공사 시험성적서, 한국세라믹기술원 시험성적서, 한국공예연구소(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동실험) ‘광주 백토 및 목절 점토 시험보고서’를 받았다.

시험보고서를 통해 △점토요소인 점토 가소성과 미세구조, 유약도표와 색상 양호 △광주 백토와 목절 점토는 도자기용 소지로 양질 원토 △도자작품 및 인테리어와 조형작품 소재 사용 가능 △수입대체 경제 효과가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상진 분청사기장은 “우리 흙으로 (도자기를)만들어야하는데 수입품으로 만들어 왔으니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명분이 없었다”면서도 “이런 시기에 대량의 목절점토와 백토가 도자의 본 고장(경기도 광주)에서 발견된 것은 선조들이 우리에게 맥을 이어달라는 메시지이자 선물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수한 원토라는 시험보고서 결과에도 부구하고 광물자원에 대한 보존과 활용이 제대로 될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광주시와 경기도시공사가 보존과 활용계획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토 발굴자 S씨는 지난 1일 “2008년 우물을 파다가 고령토가 매장돼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에는 그 가치를 몰랐지만 우연한 기회에 전통도자기를 접한 후 이곳에 매장된 목절점토의 가치를 알게됐고 이후 백토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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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2m에 매장된 목절점토 (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제공)

S씨는 ‘광물 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경기도시공사에 알렸나’는 질문에 “2018년 시험성적서가 나온 후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공사측은 광물에 대한 보상의무가 없다고 했다. 공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광물자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경기도시공사가 시험성적서와 보고서, 시험품이 나온 후 인정하기 시작했다. 공사측에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저와 어떤 이야기도 한 적이 없고, 일부 도예가들과 소량의 백토만 채굴하겠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언급했다.

S씨는 “이곳 광주는 조선 백자의 도요지다. 옛 조선백자와 분청사기는 세계인들에게 큰 감명을 줬다. 그런 곳에서 도자 원토인 문화광물자원이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목절점토의 가치가 높다고 하는데 공사는 왜 백토만 파내려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공사를 서둘러 진행해야하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추측했다.

그는 “광주에서 발견된 고령토는 옛 전통의 맥을 이어갈 문화적 가치가 높은 자원이다. 복원해야 도자산업도 발전한다. 광주시나 경기도시공사에서 해결이 어렵다면 국가에서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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