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분석...글로벌 시장이 운동장인데, 3년전보다 줄어

[우먼컨슈머= 김성훈 기자] KT, 삼성전자,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하고있는 외국인 주주들이 50% 수준이고 반도체 자동차 등은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훨씬 넘어서는 등 경영환경에서 국경은 이미 의미를 잃어버렸다. 세계 시장은 대기업들의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북미총괄 팀 백스터 사장이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 개막 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한국 업계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지니스를 통해 매출-영업이익을 올리고있지만 이들 대기업의 외국인 임원 영입-채용은 아직 미흡하기만하다.

29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올해 국내 100大 기업을 대상으로 ‘외국인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대기업에 채용된 외국인 임원은 100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4명으로 오히려 지난 2015년(101명)보다 7% 정도 줄었다. 외국인 임원을 배출한 기업 숫자는 2015년 18곳에서 2018년 20곳으로 2곳 정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100大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 기준이고, 외국인 임원 여부는 반기보고서에 명시된 임원 명단 현황을 토대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파악된 100大 기업 전체 임원 6843명 중 외국인 임원 비율은 1.4%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당시 1.5% 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100大 기업 내 외국인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45명)다.

이어 현대차(8명), 동양생명(5명), LG전자·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쌍용차(각 4명), 한온시스템·현대모비스(각 3명) 등으로 파악됐다.

100대 기업 외국인 임원 94명 중 삼성그룹 계열사에서만 53명(56.4%)이나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00大 기업 외국인 임원 수가 지난 2015년 때보다 줄어든 이유는 삼성 계열사들이 외국인 임원 수를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2015년 조사 때 ‘삼성전자’ 외국인 임원은 57명이었으나 올해는 45명으로 3년 사이 21.1%나 감소했다.

‘삼성물산’도 외국인 출신 임원 책상이 대거 사라졌다. 지난 2015년 당시 외국인 임원은 13명에서 올해 조사에서는 4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외국인 임원 감소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 계열사 5곳에서 2015년 당시 81명이었던 외국인 임원은 2018년에 55명으로 32.1%나 감소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외국인 임원에게 지급되는 높은 급여 대비 실적 성과 등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거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외국인 임원의 역할이 이전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적과 인종, 성별 등을 가리지 않고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삼성 계열사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국인 핵심 인재 발굴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현대차는 3년 전보다 외국인 임원이 늘었다. 지난 2015년 2명이던 외국인 임원은 올해 조사에서는 8명으로 4배 급증했다.

특히 국내 기술수준이 뒤진 디자인과 R&D, 성능 개선 등을 위해 외국인 임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5년도 외국인 임원이 없던 기아차도 올 조사에서 2명의 외국인 임원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역시 자동차 디자인 향상 등을 위해 외국인 임원을 영입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도 3명의 외국인 임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연소 외국인 임원은 삼성전자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81년생)

올해 조사된 100大 기업 외국인 임원의 평균 연령은 53.5세였다. 지난 2015년 52.8세보다 조금 높아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50~54세 사이에 있는 50대 초반 임원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후반(55~59세)은 25명으로 뒤를 이었다.

40대 후반(45~49세)은 22명이었다. 60대 이상 외국인 임원은 16명으롤 파악됐다. 단일 연령대로는 1962년생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100大 기업 중 외국인 출신으로 대표이사 CEO를 맡고 있는 경우는 2명이었다. S-Oil 오스만 알 감디(1967년생), 동양생명 뤄젠룽(1957년생) 대표이사가 주인공이다. 이들 기업의 경우 각각 중동과 중국 기업이 대주주다.

이외 사장급으로는 삼성전자 북미총괄 팀 백스터(1961년생), 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 담당 알버트 비어만(1957년생), 기아자동차 디자인 담당 피터 슈라이어(1953년생)가 활약중이다.

100大 기업 외국인 임원 중 최고령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안전·보안 실장을 맡고 있는 일본 출신 야마무라 아키요시 부사장(1948년생)다. 최연소는 삼성전자 프라나브 미스트리(1981년생) 전무다.

인도 출신의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는 지난 2012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해 2년만인 2014년에 상무급 임원으로 발탁됐고, 2017년에는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100大 기업 중 80곳은 외국인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내 대기업에서 다양성과 글로벌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재 채용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수직적이고 경직된 기업 문화와 순혈주의가 강하게 작용하고, 외국인 임원과 직원들과의 언어 소통도 원활하지 못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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