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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담합근절" 천명에도 소비자들 반응 '냉랭'
  • 김춘호 기자
  • 승인 2012.01.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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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과 LG가 세탁기, 노트북, TV 등의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밝혀지며 파문이 확산되자 25일 삼성이 "사장단이 직접 나서 내달 말까지 담합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6월 삼성 테크윈 비리 파문 당시 부정부패 척결을 선언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담합 사실이 밝혀지며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향후 가격 담합을 근절시키기 위해 삼성 준법경영실에서는 각사의 법무,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통해 내달 중순까지 담합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근본 원인을 점검하고 2월 말까지 종합적인 근절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김상균 준법경영실장 사장은 "그룹은 담합 행위의 근절을 위해서 2010년부터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본격 도입해 임직원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근절되고 있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며 "계열사 사장들에게 법무, 컴플라이언스 점검 활동을 적극 독려하고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대기업들이 가격 담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줬다고 판단, 집단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삼성 "담합에 대해 무관용으로 처벌"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담합은 명백한 해사 행위"라고 강조하며 "사장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담합 근절을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그룹 차원에서도 근본 원인을 점검하고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각 계열사에서도 대책 마련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번 담합에 대해 "담합을 부정과 똑같은 행위로 간주해서 무관용으로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담합에 대한 교육을 통해 사전에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금융사의 경우 감독기관의 행정지도가 있더라도 경쟁사간 별도의 협의가 있으면 답합이 성립될 수 있으므로 담합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겠"고 말했다.
 
이번 담합과 관련 이건희 회장은 인지하고 있지만 별도의 지시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순택 부회장이 "담합은 해사 행위"라고 강하게 언급한 만큼 연루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삼성테크윈 비리가 밝혀졌을 당시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 문화가 훼손됐다. 부정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하게 질책하며 윤리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은 이번 문제를 계기로 담합이 일선 현장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사장단이 책임감을 갖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갈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 해소가 급선무
 
그러나 문제는 이번 가격 담합으로 인해 삼성과 LG 등 대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졌다는 점이다. 그간 삼성은 국내 대표 기업으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최근 반값TV 열풍이 불면서 삼성, LG 등의 TV가 비싸다고 인식되는 가운데 담합 사실이 적발돼 대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녹색소비자연대는 판매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담합한 삼성전자, LG전자를 대상으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손해배상에 대한 민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 LG전자에 대한 녹색소비자연대의 집단소송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혀 소송 규모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소비자 집단 소송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담합에 대한 과징금은 매출액의 2.3%에 그치고 있고 이마저도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해 돈 한 푼 납부하지 않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현행 법률을 개정해 과징금을 높이고 반복된 담합은 가중 처벌하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아무런 보상책도 없는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리니언시 제도는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것으로 가장 먼저 신고한 기업은 과징금 전액을 삭감해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4년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가격을 담합해 적발됐지만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해 과징금을 감면 받아왔다.
 
녹색소비자연대는 내달 14일까지 2008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격 담합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소송단을 모집 중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가격 담합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해 이번 국내 집단소송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미국에서 LG디스플레이 등 LCD업체와 LCD패널 가격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소비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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