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건강칼럼] 글/ 성기원 경희무교로한의원 원장

허리에 통증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디스크에 대한 불안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통증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선 MRI 등 정밀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의 허리 상태에 대해 명확히 알아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MRI 검사 결과에 지나치게 상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허리디스크와 MRI 검사에 대해 확실히 이해한다면 허리디스크를 더욱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와 MRI 검사에 대한 5가지 오해>
 
1. 허리 통증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MRI 상 디스크 탈출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 상으로 디스크가 튀어 나와있지만 통증을 느끼지 않고 살아 가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통증이 없는 사람의 52%가 적어도 한 부위의 디스크 팽륜이 있으며, 1/3이 디스크에 이상이 있고, 60대 미만의 약 20%가 디스크 손상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2. MRI는 디스크 탈출증의 예후를 말해주지 않는다.
 
MRI 상 디스크가 튀어나온 양이 많을 수록, 여러 부위에서 디스크 탈출증이 나타날 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연구에 의하면 MRI 영상과 치료 예후의 관계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추간판 탈출증이 한 부위에서 발견된 환자에 비해 여러 척추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가 예후가 더 나쁘다는 명백한 근거는 있지 않다. 디스크 탈출증의 예후는 MRI 사진 상으로 예측할 수 없으며, 운동 습관, 심리적 안정, 빠른 재활 운동의 실시 등이 예후에 더 큰 영향을 준다.

3. “내 허리는 디스크가 튀어 나와있어” 라는 생각만으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경고 시스템이다. 우리 몸에 엄청난 손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존을 위해서 통증을 잊어야 하는 순간(전쟁, 경기 중 등의 상황)에는 뇌에서 통증을 차단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 몸의 아주 작은 조직 손상이라도, 수많은 자극들 -‘사회 경제적 능력’, ‘과거에 크게 다쳐서 고생했던 기억’, ‘감정적 상태’ - 이 함께 어울려 진다면, 그 통증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MRI 사진과 함께 디스크라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을 통해 과장된 허리디스크의 공포에 관한 정보를 접하는 순간 통증은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내 허리는 디스크가 나와있어””조금만 운동해도 나는 허리가 많이 아플꺼야”라는 대뇌의 기억들은 통증을 크게 부풀린다. 심지어 허리에서 통증 신호가 뇌에 올라오지 않아도 통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결국 역설적으로,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한 정밀검사가 오히려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
 
4. MRI 상 크게 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화장실 문제만 없다면 수술은 미룰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에서 튀어 나온 디스크의 양은 치료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신경이 심한 손상을 받는 경우는 예외이다. 마미증후군과 신경학적 결손의 증가의 경우가 그러하다. 이 경우 추간판 탈출증이 신경의 기능을 완전히 차단할 정도로 충분히 커서, 그 신경의 기능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며, 방광과 직장의 마비로 인해 대소변을 제어할 수 없게 되고, 하지로 내려가는 근육을 지배하지 못하여, 다리와 발목의 근력이 떨어지거나 마비가 오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으며, 그렇지 않다면 우선적으로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5. 디스크 외에도 허리를 도와주는 조직은 많다.
 
우리 몸의 허리를 지탱하기 위해 척추라는 뼈와 그 주변을 감싸는 튼튼한 인대, 그 위를 덮고 있는 여러 겹의 허리 근육, 그리고 아래에 두껍게 위치한 엉덩이 근육, 위로는 흉추 등이 허리의 기능을 돕고, 허리를 보호한다. 디스크가 좋지 않더라도, 이러한 주변의 조직들에 대한 적절한 강화와 치료가 이루어 진다면, 수술 없이도 허리디스크에서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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