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흥미로운 연구결과 뒤늦게 공개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한국인은 쌈을 좋아한다. 고기를 상추에 쌈을 싸서 먹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그런데 상추 쌈을 먹을때 상추 잎 끝부분을 제거한 후 먹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이와관련,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2013년도에 진행한 흥미로운 연구를  15일 공개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13년 8월 경기일부 지역에서 10~60세 이상 남녀 4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8.7%가 상추를 먹기 전 끝부분을 제거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여성(93.7%)이 남성(75.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탁 위의 제거된 상추 잎 끝부분.
식탁 위의 제거된 상추 잎 끝부분.

상추 끝부분을 제거한 후 섭취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지저분하다고 느껴져서(52.4%), 색깔이 변해 있어서(31.9%), 딱딱해서(15.7%), 씁쓸해서(13.0%), 농약이 많이 묻어 있기 때문에(11.1%), 먹으면 졸리기 때문에(4.1%), 비료성분이 묻어 있기 때문에(3.9%)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어느 정도 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로 상추는 오래두면 절단된 끝부분이 갈변반응에 의해 갈색으로 변한다. 또한 상추의 잎과 줄기에 상처를 내면, 쓴맛을 내는 우유빛 유액을 분비하는데 이에 다량 함유돼 있는 락투신(Lactucin)이란 성분이 최면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농약에 대해선 어떨까? 보통 농약 살포액이 상추 잎 위에서 아래로 흘러 모일 거라는 추측으로, 상추 끝부분에 농약 잔류량이 높을 것이라 짐작하곤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3개월 동안 노지에 비가람 하우스포장을 설치, 살균제 성분인 보스칼리드(Boscalid)와 살충제 성분인 루페뉴론(Lufenuron)을 상추에 살포해 부위별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히려 상추 잎 아랫부분이 윗부분보다 농약 잔류량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스칼리드 살포 3시간 뒤 아랫부분과 윗부분의 잔류량은 각각 18.26mg/kg, 84.97mg/kg, 14일 후 0.31mg/kg, 0.37mg/kg으로 나타났고, 루페뉴론은 살포 3시간 뒤 각각 0.91mg/kg, 5.21mg/kg, 13일 후 0.06mg/kg, 0.09mg/kg으로 확인됐다.

연구원 관계자는 “상추 잎 윗부분은 주름이 많아 중량 당 표면적이 넓어 농약의 부착량이 많아져 상추 잎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잔류량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며 “아랫부분까지 섭취한다 하더라도 건강 상 차이가 없으니 기호에 따라 드시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농약과학회지(Vol.18, No.2, 2014)에 ‘상추 잎의 부위별 잔류농약 분포 특성’으로 게재됐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