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집회..."방사능 덩어리, 함부로 못 버려”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지난 5월 불거진 대진침대 매트리스 라돈 검출 사태 후 소비자의 생활용품에 대한 방사능 피폭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현재까지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매트리스 뿐만아니라 음이온이 사용된 라텍스, 유아용품을 구매한 소비자 걱정은 줄지않고 있다.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이와 관련 라돈 방출 라텍스 사용자 모임,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초록을 그리다 for Earth, 한국YWCA연합회, 환경운동연합은 12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라텍스 방사능 오염실태조사 실시 및 건강역학조사, 추적관리 실시를 촉구했다.

네이버 카페 ‘라돈 방출 라텍스 사용자 모임’에 따르면 다수의 소비자들은 해외여행을 통해 라텍스 제품 등을 구매했다. 중국 및 동남아 관광 시 국내여행사, 현지여행사가 필수 코스로 라텍스 매장투어를 넣었으며 이때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많았다.

소비자들은 ‘음이온 라텍스가 숙면을 유도하고 혈액순환, 면역력 등을 개선시킨다’는 업체 홍보를 믿었다.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의 경우 소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특허청을 비롯한 정부 인증 마크를 신뢰했다.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소비자 A씨는 “방사능 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기를 각 정부부처에서 나서달라”면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지금도 이 사태를 모르고 심각성을 인지 못하는 국민들이 같은 일을 두 번 겪지 않도록 정부가 솔선수범 해달라”고 말했다.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청주에서 왔다는 소비자 B씨는 “(라텍스 제품을) 저희가 사왔다. 왜 정부 탓을 하냐는 분들이 계신데 저희는 정부 탓을 하는 게 아니고 무조건 보상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여행사, 제조사, 판매자 연결이 어렵고 연결되더라도 개인측정은 확실치 않다면서 ‘이상이 없다’고 한다. 업체가 가진 제품만 갖고 조사하고 이상이 없다하니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씨는 “저희, 방사능 덩어리를 안고 살고 있다. 지금도 쓰레기봉투에 담듯 지자체에서 폐기물 처리하라고 한다. 결국 방사능이기에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집에 그대로 갖고 있다. 정부에서 제대로 된 방사능 처리로 버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 생활방사능TF 정미란 활동가는 “포털 창, 쇼핑 창에 음이온을 검색하면 라텍스 뿐만 아니라 매트리스, 음이온 팔찌 등을 볼 수 있다”며 “현재까지 지자체, 정부 어느 곳에서도 방사능이 누출되는 생활폐기물 등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에 실태조사, 피해대책,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민사회환경단체 및 소비자들은 ‘라돈 라텍스’와 관련 정부 차원의 수거 폐기 방안 마련과 생활제품에 방사성물질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한편, 산업부는 수입금지를, 관세청은 통관 시 검사에 방사능 항목 포함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라텍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품 방사능 오염실태조사를 발표하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한편 네이버 카페 ‘라돈 방출 라텍스 사용자 모임’은 지난 7월 8일~11일 라텍스 제품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모임에 따르면 응답한 라텍스 사용자 709명이 제품을 구입한 국가는 태국(62%), 중국(30%), 기타(7%), 홍콩(1%), 한국(1%)순이다. 응답자 97%는 여행사 여행코스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응답자 83% 중 측정가능수치 이상 등 기타로 답한 소비자는 36%다. 31~40pCi(피코큐리) 13%, 21~30pCi 11%로 각각 나타났다. 실내라돈 공기질 기준인 4pCi 미만으로 측정된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17%는 측정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갑상선 관련 질환, 폐질환, 호흡기 질환, 피부질환 등을 호소했다.

709명 중 85%는 ‘정부의 라텍스 제품 방사능 관련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복수응답)’ 했으며 ‘환불’ 71%‘수거’ 71%, ‘건강피해 및 역학조사’ 60%, ‘손해배상 소송’ 56%, ‘방사성물질 생활제품 사용금지’ 51% 등이 뒤를 이었다. 무상교환을 원하는 응답자는 16%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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