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한일 롯데 '원톱' 체제 유지...총수 부재 속 최악의 상황 면한 롯데

[우먼컨슈머 이춘영 기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지켰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신동빈 회장
신동빈 회장

신 회장은 29일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 형 신동주(64)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주총 표 대결에서 다섯 번째 승리를 거둬 경영권 분쟁을 끝냈다.

주총장에 참석치 못한 신 회장은 1심 실형 선고로 구속 수감이라는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일본 롯데 경영진과 주주들의 재 신임을 받음으로써 한일 롯데 수장으로서 전권을 갖고 두 나라 사업을 지휘할 굳건한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이날 오전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주총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 자격으로 직접 제안한 '신동빈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부재'와 같은 유리한 조건에서 치러진 이번 주총에서마저 패배함으로써 경영권 탈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며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이유로 꼽힌다.

신 전 부회장은 1980년대부터 약 30년간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1월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이유도 경영자로서의 적격성에 의문이 제기돼서였다.

신 전 부회장의 한국 롯데 지분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도 경영권 다툼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인데도 이번에 또 패배하며 설 자리를 잃었다" 며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경영권 분쟁이 재발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는 신 회장의 구속수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각종 악재를 겪었지만,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 결과로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신 회장에 대한 2심이 진행 중이어서 당분간 '총수 공백'은 이어지겠지만, 경영권 방어에 성공함에 따라 한일 롯데 사업이 탄력을 받고 롯데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각규 부회장과 4개 사업부문(BU) 부회장단이 이끄는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도 경영권 리스크가 사라진 만큼 한층 안정된 상황에서 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 등 각 사업분야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롯데의 공조 관계가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이번 주총의 성과로 꼽힌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이자,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다.

국내에서 롯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여전히 한국 롯데 상당수 계열사 지분을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계열사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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