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은행권이 채용비리로 많은 구직자들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을 만들고 18일 오후 6시 은행권 관계자들과 이사회를 통해 이를 상정할 예정이다.

(사진= 김아름내)
"은행연합회는 채용성비 공개하고 성평등한 채용 보장하라!" (사진= 김아름내)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은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은행연합회 앞에서 모범규준에 '채용성비 공개'포함 및 전반적으로 기준 내용을 재점검해줄 것을 요구했다.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채용분야나 직무별 채용절차의 매 단계마다 성비를 공개해, 합격자 성비를 내정해 점수를 조작하거나 성별 커트라인을 달리하는 등 성차별적 관행이 없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복지국가 활동네트워크 주수정 활동가는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은행의 채용비리가 드러났다. 남성 113명을 합격시키기위해 여성 112명가 떨어졌다. 남자는 4 여자는 1로 정해졌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은행연합회가 모범규준을 만든다고해 반가웠지만 내용을 보니 허탈했다. 임직원 추첨제를 폐지하고 필기시험을 도입한다는 것 외에 교묘하게 이뤄지는 성차별을 막을 방법이 뚜렷하게 나타나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규준은 모범적인 몇몇 기업이나 지킬 법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주수정 활동가는 "은행권이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수 건의 채용비리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허울뿐인 모범규준으로 은행의 신용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은행이 채용상 성차별을 비롯한 불공정한 과정을 시정하고 신뢰를 되찾기를 원한다면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통과시키고자하는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재점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진심이라면 채용과정 전 단계에서의 평가기준과 지원자 및 합격자 성비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은행 채용성비 떳떳하면 왜 공개 못해?" (사진= 김아름내)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관계자는 "이번 모범규준안 내용은 내부에서 '알아서 잘하겠다'정도다. 밖으로 보고되지않은 것이 많고 금감원 수사처럼 사법권 개입이 없다면 여성들이 어느 단계에서 어떻게 부당하게 떨어졌는지 알 수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여성노동조합 나지현 위원장은 "은행은 공적인 기관이고 돈을 다루기 때문에 투명하고 비리가 없어야한다. 그런데 채용비리로 걸렸으며 광범위하게 인구 50%에게 적용되는 채용비리가 가장 커다란 비리라 생각한다. 이번에 뿌리뽑지 않고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될 일"이라 우려했다.

나지현 위원장은 "여성 청년의 꿈을 짓밟는 일을 은행이 해서는 안 된다. 은행에 다니는 여성이 줄었구나 생각했는데 여성이 있다고 해 보니 은행관계자 딸이고. 비리는 같이 저지르고 원칙을 세워 여성을 안뽑아놓고 꼬리 자르기식으로 인사담당자만 구속시키는 수사행태, 너무 기막히다"고 비판했다.

나 위원장은 "우리 요구는 너무나 소박하다. 단계마다 성비를 공개해달라는 것이다. 투명한 채용원칙이 만들어질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