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조사, 대기업근로자 임금체계 호봉급 51.2%〉 직능급 36.2%〉 직무급 4.4% 순

[우먼컨슈머 장은재 기자] 주요 대기업 근로자 51.2%는 매년 임금이 오르는 '호봉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170개사 중 호봉급이 있는 곳은 119개사였다. 이들 기업은 호봉급에 따른 문제점으로 ‘장기근속자 고용 유지 부담(42.9%)’, ‘근로자의 성과 관리 어려움(36.1%), ‘경기변화에 능동적 대응 어려움(11.8%)’ 순으로 응답했다.

대기업 근로자의 26.9%는 직급에 따라 임금체계를 달리 적용받았는데, 평사원급은 모두 ‘호봉급’(100.0%), 관리자급은 주로 ‘직능급’(71.4%)을 적용받았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하여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주요 대기업 임금체계 현황'설문조사(근로자 300인 이상 한정, 170개사 응답)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응답기업의 근로자 39만8,915명 중 51.2%는 기본급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매년 오르는 ‘호봉급’을 적용받고 있으며, 업무 수행 능력에 따른 ‘직능급’을 받는 근로자는 36.2%, 직무 성격 및 난이도에 따른 ‘직무급’을 받는 근로자는 4.4%로 조사됐다.

직종별 기본급 유형을 보면, 사무직과 연구직에서는 ‘직능급’이 각각 61.2%, 54.0%로 가장 많았다. 반면, 생산직과 판매·서비스직에서는 ‘호봉급’이 각각 84.7%, 50.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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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근로자의 26.9%,…관리자급 승진 후 임금체계를 능력·성과 중심으로 변경

응답기업의 근로자(398,915명) 중 26.9%(107,124명)는 평사원급에서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면 임금체계를 전과 달리 적용받았다. 

이들 중 평사원급(74,338명)은 모두 호봉제를 적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급(32,786명)은 주로 직능급(71.4%)을 적용받았으며 호봉제를 적용받는 경우는 없었다.

한경연은 “호봉제는 생산성과 관련 없이 임금이 매년 오르는 문제가 있다”며, “기업들이 평사원급에는 호봉제를 적용하지만 권한과 책임이 큰 관리자급에는 직능급 등을 적용하는 것은 능력과 성과에 대해 보상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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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호봉급 체제를 현재까지 유지하는 이유로는 ‘기존 관행상(39.5%)’, ‘노조의 호봉급 폐지 반대(31.1%)’ 순으로 나타났다. 호봉급의 대표적 장점으로 꼽는 ‘근로자의 장기 근속 유도’는 10.1%에 그쳤다.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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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임금체계의 난제는 무임승차(50.6%)…올해 중점사항은 성과중심 보상 확대(58.8%)

주요 대기업의 50.6%는 현행 임금체계의 최대 문제점으로 ‘성과가 달라도 보상수준이 비슷해 무임승차자 발생’을 꼽았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체계 관련 중점 추진 사항으로 58.8%가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 확대’라고 응답했다.

주요 기업은 정부가 임금체계 관련 중점 추진할 사항으로 ‘공공부문 임금체계의 선도적 개편(34.1%)’을 꼽았다. 한경연은 정부의 ‘공공부문 표준임금 모델안’이 호봉제 중심 체계를 직무급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점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정부의 선도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해외 유수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능력·직무,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전환해 생산성을 높여야한다”며 “정부가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의 핵심과제*로 포함한 직무·능력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이 조속히 추진되어 사회적 공감대가 빨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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