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메카였던 청계천, 현재는 슬럼화…상공인 “쫓겨난다”주장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18.05.0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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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에서 상공인을 내쫓고 아파트를 짓는답니다”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산업용재를 다루는 상인들은 1960년대부터 청계천에 터전을 꾸렸다. 공구의 메카였던 청계천은 현재 도시 슬럼화가 됐다.

서울시와 중구는 청계천 개발을 명목으로 민간 시행사 한호건설에 개발을 승인했으며 2006년경 청계천 주변 상가 땅을 사들였다. 한호건설은 2015년 7월 30일 청계 3구역을, 9월 말 4~5구역 사업권을 획득했다. 당시 한호건설은 상가 자리에 오피스텔과 호텔을 짓는다고 했지만 2016년 가을 ‘주상복합아파트’로 변경했다.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오후 1시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과 관련 이주 대책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오후 1시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과 관련 이주 대책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는 서울시와 중구청에 “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입자의 영업권과 생존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명도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는 “세입자 이주 대책은 논의하지 않고 시행사가 건물주와 거래해 6~9월에는 세입자들이 영업장을 비워야하는 상황”이라며 “세입자 이주 대책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국가에서 공공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민영 시행사를 앞세워 800만원에서 1000만원의 보상금을 주고 우리를 내쫓으려한다. 국가는 낙후된 곳을 재정비하면서도 주민을 보호하거나 이주시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유락희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중구청에서 상인들에게 아파트가 지어지면 지하로 입주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산업용재 특성상 진동, 미싱 등 소음, 페인트 등 냄새가 날 수 있는데 아파트 주민이 가만히 있겠나. 중구청이 주민, 상인들의 갈등을 유발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철거형 재정비가 아니라 이 지역에 맞는 특성을 살려 리모델링하고 주민과 상생하는 것을 요구한다. 3구역은 재정비촉진지구에서도 기계 공구, 벨트, 정밀가공 등을 포함해 상권이 제일 크고 역사가 오래됐다. 종업원까지 하면 1만 3천명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간 영업하고 상권을 유지했는데 2003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상권이 많이 죽었다. 그 당시 청계천 복원을 하면서 가든 파이브 입주를 약속했는데 원가분양에서 3배 정도 비싸니까 입주할 수 없었다. 우리는 청계천을 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민에겐 휴식공간이 생겼지만 저희(상공인)에게 정부가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오후 1시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과 관련 이주 대책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오후 1시 서울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과 관련 이주 대책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요구했다. (사진= 김아름내)

유락희 비대위원장에 따르면 민간 시행사는 건물주에게 70% 땅값을 주고 세입자를 내보내면 30%를 주겠다고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때는 권리금이 2~3억이었지만 지금 권리금은 없다. 

유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합당하게 부지에 건물을 지어서 분양하는 게 맞는데 대안, 대책 없이 나가라고 한다. 일자리 창출 등 정부가 말하는 것과 하나도 맞는 게 없다”고 비판했다. 

또 “중구청은 공청회는 ‘건물주, 토지주, 시행사랑 하면된다’면서 ‘세입자는 자격이 안 된다’고 했다. 우리도 모르는 공청회가 열렸다”고도 주장했다.

청계천상권수호 비상대책위는 “서울시에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8개 구역을 개발하는데 이중 1개 구역을 산업용재 타운으로 만들어달라, 이게 힘들다면 새로운 대체부지에 상공인이 모두 입주가능한 영업장을 만들어 분양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재생정책기획관 역사도심재생과 다시세운 관리팀장은 “비오는날 오시게 해서 죄송하다. 세입자 대책을 위해 마음에 두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면서 세입자들의 성명서와 호소문을 받았다. 상인들은 “박원순 시장님께 꼭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중구청 도심재생과 관계자는 오후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공청회라는 절차는 촉진계획을 정할 때 서울시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청계천 상가에 경우 촉진계획을 2006년, 2009년에 했고 2014년에는 촉진계획을 변경했는데 2013년 계획 변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사업시행단계에서는 공청회 절차가 없다. 촉진계획을 결정할 때만 공청회가 있다. 사업시행과는 연관성이 많지 않다”면서 “사업시행을 할 때는 공람이라는 것을 한다. 제출된 사업계획의 의견을 듣는 것인데 주민은 계획을 듣고 의견을 낸다. 공람도 2015년에 끝났다”고 말했다.

또 “사업계획이 진행되면 세입자는 건물주가 아니기 때문에 말할 수는 없다. 현행법에는 세입자는 합당한 보상을 받고 나가도록 돼있다. 중구청은 최근까지도 상인으로 구성된 상권소 위원회와 대체 영업장을 만들 계획이며 임대가, 분양가, 원가에 준하는 정도를 제시했다”고 했다.

상인들이 주장하는 오피스텔, 호텔에서 아파트로 용도가 변경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그전에도 지금도 상업지역이다. 법률, 조례 등에 상업시설에는 주거도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건축주가 정하는 것이다. 완벽한 주거용 건물은 안 되고 주상복합으로 짓는건 된다. 서울시 조례에서도 비율을 정해놓았다”고 말했다.

아파트 지하 입주에 대해서는 “새 건물에 가공은 당연히 못들어간다. 어떻게 다들어가나. 업종별로 분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장은 원래 상업지역이 아닌 공업지역에 들어가야한다. 그래서 제가 상인들에게 못들어가는 시설은 사업시행자와 협의해서 이주하는게 나을 것이고 시설 공구, 기계볼트 등 판매시설은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왜 우리가 지하에 들어가야하냐는 분도 계셨다. 1층은 당연히 비싸다. 저희는 최대한 대체 영업장을 조성해서 그분들이 임시로 영업하게 하고 사업이 완료되면 지하로 입점토록 설명했다. 상인을 대상으로 조사했지만 잘 안되서 지난 3월 설명회를 가졌다. 중구청에서는 재입점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가 타운 조성 등에 대해서는 “땅을 사서 해달라는 얘기는 실현 불가능한 얘기다. 국가도 해결 못하는 일을 민간이 할 수는 없다. 상인들이 입점하겠다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5월 3일 자신을 세운지구 지주 연합회 사무장이라 밝힌 K씨는 “지주는 사대문안인데도 월세를 40~50만원 밖에 못 받고 있다. 데모(5월 2일)한 사람들 중 월세를 밀린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K씨는 “월세도 100만원 받았던 것을 지주들이 세입자가 어렵다고 하니 반 이상 깎아준 곳도 많다”면서 “도시재생정비사업은 민간사업이 아니라 시행사, 토지주와 공동사업”이라고 했다.

K씨는 5월 4일 세운지구 3,5,6구역 영세지주 4,500인 연합회의 호소문도 기자에게 보냈다.

세운지구 3,5,6구역 지주들은 자신들을 ‘10~15평 정도의 영세 토지를 가진 시민’이라 밝히면서, 2006년 서울시가 세운지구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직권지정하고 촉진계획까지 직접 결정했지만 시장이 바뀌는 등 내부 사정을 사업이 8년간 표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운지구 영세 토지주들은 사업시행자와 공동사업을 하고 있으며 2015년 서울시가 권장한 호텔, 오피스 용도로 인·허가 받고 사업에 들어가려하니 호텔, 오피스 경기가 식어 종전 허가 받은 설계 도서를 폐기했다. 수십억 원을 들여 지금 인·허가를 다시 밟는 중이라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다보니 늘어나는 금융비용으로 목숨을 끊는 지주도 있다”고주장했다.지주들은 “우리는 이 곳에 겨우 땅 몇 평을 갖고있다는 이유로 온갖 손해를 다보지만 세입자들은 말만 세입자지 우리보다 재력있는 ‘대 사업가’”라고 꼬집었다.

그들에 따르면 서울시가 공구상 및 선반가공업체를 ‘도심부적격시설’로 규정했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진작 도심을 떠나야하지만 분양으로 가게 2~3개를 만들어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세입자 중 일부는 보상을 노리고 구역을 옮겨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주들은 “세입자들이 자리를 옮겨 잘 영업할 수 있도록 5가지 방안을 마련했으며 그들의 선택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세운지구 3,5,6 구역 토지주들의 방안은 다음과 같다.

기존 △세입자 임차기간 만료 후 보상 없이 이전 조치, △불응 시 소송판결에 따라 강제집행(철거)에서   ①서울시(SH공사)가 청계천변 공구상가 등 이주단지로 조성한 문정동 가든5(Tool동) 이전 알선 ②용산전자상가(나진상가)에 기계, 공구, 조명상가들이 즉시 집단이주할 수 있게 적극 알선 ③세운정비사업의 세입자 이주대책 일환으로 세운지구 안에 대체영업장을 설치하여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조치 ④세운지구 건물신축 후에도 지하층, 1층, 2층에서도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우선분양권, 우선임차권 부여 ⑤법률로 정한 이주보상비 지급이다.

(기사보강 2018년 5월 4일 오후 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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