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인권위에 ‘청와대 홈피 접근’ 차별진정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청와대에 장애인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넣었다. 시각, 청각장애인들이 청와대를 접근할 때 많은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애인단체는 청와대에 브리핑시 수어통역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4월 24일 오후 인권위에 ‘청와대 홈페이지 및 브리핑 등 수어 등 미제공’ 차별진정을 넣으면서 장애인의 알권리를 적극 요구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를 사람들'은 시각, 청각 장애인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접근이 어렵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수어통역, 화면해설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넣었다. (사진= 김아름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시각, 청각 장애인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접근이 어렵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수어통역, 화면해설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넣었다. (사진= 김아름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브리핑, 현장 영상 등이 제공됨에 따라 국민들의 알권리가 한층 늘어난 듯 했다. 하지만 시각, 청각 장애인들의 생각은 달랐다.

시각, 청각 장애인들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동영상 소식에 자막, 수어통역, 화면해설이 없어 내용을 잘 알 수 없다”며 “자막이 있는 경우도 영상이 올라오고 한참이 지나야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시각장애인들은 “화면해설은 없지만 영상에서 음성이 나오니 어느정도 알 수 있지만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으려면 출연자의 이름이나, 상황, 배경 등이 설명돼야한다”고 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는 자막이나 수어통역이 없다면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 영상이 현재까지 하나도 마련돼 있지 않다.

'장애의 벽을 허무를 사람들'은 시각, 청각 장애인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접근이 어렵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수어통역, 화면해설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넣었다. (사진= 김아름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시각, 청각 장애인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접근이 어렵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수어통역, 화면해설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인권위에 차별진정을 넣었다. 윤정기(오른쪽)씨가 청각장애인으로서 국민 알권리를 요구하는 내용을 수어로 말하고 있다. (사진= 김아름내)

윤정기(청각장애인)씨는 “대한민국에 수화언어법이라는 법률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 정부의 발표가 실리는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저와 같은 청각장애인을 배려하지 않고있다. 수화통역이나 자막없이 국민들에게 소통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오병철 동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저시력장애)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키보드 사용으로 원하는 곳에 가야하는데 접근성이 어려웠다. 동영상에서는 화면해설을 기대할 수 없었고 이해하기 불편했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일반인이 10분이면 찾을 수 있는 것을 1시간 이상 걸린다"면서 "청와대 홈페이지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어야하는데 여전히 접근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상행동 장애와 여성 마실의 오승희 활동가(지체장애 및 시각장애)는 “아이에게 정보를 알려주고싶어도 글씨가 깨알같아 어렵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랏일을 얼마나 잘하시는지 저도 알고싶다. 장애인 배려를 조금 더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벽허물기 김철환 활동가는 “배려보다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인데, 장애인들이 ‘배려’를 요구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 전했다.

장애벽허물기 및 장애인들은 인권위 진정을 통해 “청와대 홈페이지 내 동영상에 수어통역을 제작 당시부터 제공하고, 이후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해줄 것”과 “청와대 기자회견 및 브리핑 시 수어통역사를 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4월 2일 브리핑을 하는 모습 청와대 자막 및 수어통역은 없었고, 유투브 자막을 이용했을 땐 자막에 오류가 났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찬 메뉴를 설명하는 자막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4월 2일 브리핑을 하는 모습 청와대 자막 및 수어통역은 없었고, 유투브 자막을 이용했을 땐 자막에 오류가 났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찬 메뉴를 설명하는 자막에는 "애쓰셨던 분들이"이 "SC었던 분들"이라 돼있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편수"가 "미나와 외삼촌을 이용한"이라 돼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한편 본지 기자가 방문한 청와대 홈페이지(4월 24일)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남북정상회담 관련 설명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청와대 자체 자막과 수어통역은 없었다. 대신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자막이 있어 눌러보았더니 오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북정상회담 관련해서 유투브가 제공하는 자막에는 "애쓰셨던 분들이"이 "SC었던 분들"이라 돼있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편수"가 "미나와 외삼촌을 이용한"이라 돼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막 오류는 발음상 문제다. 유투브 내에서 해석하고 자막으로 제공하는 방식에서 영상 속 인물이 뭉그러지거나 빠르게 말할 경우 오류가 날 수밖에 없다. 현재 청와대 자체 자막이 없기 때문에 유튜브 자막으로라도 브리핑 내용을 알고싶어하는 국민들에게는 잘못된 내용이 전달될 수 있다. 이에 청와대 자체 자막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이 국내를 넘어 전세계에 생중계될 가운데 자국민 일부가 해당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청와대가 인지하고 발빠르게 대처해야한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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