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성추행 피해자 "회유있었다" 주장
  • 김아름내 기자
  • 승인 2018.04.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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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책임자, "운동선수 성추행은 아무 것도 아니지 않냐"고 말해
임원이 미투 피해자에게 “왜 외부 힘 빌리냐, 내부에서 해결해야지“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기습적인 성추행이었습니다. (가해자가)달려와서 목을 휘어잡고 입에 침을 발랐는데, 이게 성추행이지, 어떻게 성희롱인가요?”

본지는 지난 4월 9일 대한체육회의 미투운동 사건을 다룬 바 있다. (대한체육회도 미투...노래방서 성추행 의혹)
처음 피해자는 익명을 거듭 요구했고 며칠 뒤 용기를 냈다.

그는 대한민국에 메달을 안겨준 전 국가대표 선수로 현재 대한체육회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전 국가대표 선수이자 대한체육회 직원인 A씨는 회식 후 총 7명이 모인 노래방에서 B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B상사는 피해자를 끌어안고 입에 침을 바르는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용기가 나지 않아 사건을 언급하지 않다가 누군가 해당 사건을 성희롱으로 접수하자 용기를 냈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B상사를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는 “다음 주 쯤 징계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라 들었다”며 “내부 규정에는 성희롱, 성폭력만 있고 ‘성추행’이 없다면서 회사에서 성추행은 다룰 수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처음 이 사건을 알린 피해자는 자신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회사가)가해자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면서 피해자인 제게는 상처를 주고 있다. 징계위 결정이 나면 내부규정상 번복이 안 된다고 한다. 중대한 사건인데 회사에서는 피해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지 않았고 가해자에게 작은 벌을 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사 진행 과정에서 A씨는 “인사총책임자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D상사가 여자(B상사)가 여자(피해자)에게 뽀뽀할 수 있지 않냐했고 그런 것도 못 받아들이냐고 오히려 저를 나무랐다. 또 D상사는 제게 대한체육회에 여성 간부가 없다는 것이 국정감사 때마다 지적사항이었고 뽑아야하니 B상사를 뽑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고 했다.

A씨는 “가해자가 여자고, 피해자인 저도 여자라서 이러는 건지,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호도 안 해주고 가해자 말만 들어주려고 해서 화가 난다”며 “D상사가 ‘운동선수 성추행은 아무 것도 아니지않냐’는 등의 말을 해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또 A씨가 우먼컨슈머에 해당 내용을 제보하고, 보도되자 대한체육회 모 임원은 “외부에서 힘을 빌리냐, 내부에서 (해결) 해야지, 듣고 보지도 못한 언론사에서 기사가 났다. 누가 한거냐”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저는 국가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고 남부럽지 않게 일했다. 가해자가 죄를 졌으면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도 “너무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체육회 측은 관련 피해 상황에 대해 “처음 피해 접수가 '성희롱'으로 접수됐고 조사를 진행했고 인사위원회 회부 과정이 남았다"면서 "인사위원회 조치 계획이 잡혀있지만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회사 규정에 성폭력과 성희롱만 있다'는 피해자 주장에 대해서 대한체육회 측은 "다 포괄적인 범위 안에 들어있는 것으로 안다. 성추행이 아니라 성희롱으로 신고가 시작됐다. 수위가 높다든가, 문제가 심각하면 성추행으로 결정나겠지만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충격,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가해자한테 좀 더 가중된 처벌을 주길 원하겠지만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에서 부서 사람들을 면담, 조사해 결정 내릴 문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사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인사총책임자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자 "처음 듣는 얘기다. 두 명간의 얘기다. 피해자가 심의위원회에 회유하려고 했다는 것까지 얘기했으면 적용하고 결정내리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한편 D상사는 “피해자 경위서에 노래방 사건 이후 본인이 주변사람과 얘기하니 ‘여자끼리는~성희롱이 아닌데’ 이런 게 명시돼있다. 제가 이야기한 건 그런 차원(사건을 무마)에서 얘기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선수는 성추행 아무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반대다. 제가 2000년대 중반으로 성폭력을 포함해 체계적으로 대응해왔다. 체육회가 특정 사람을 보호한 것이 아니다”라며 “감사실 직원이 8월, 피해자를 만나 ‘고충센터 상담을 안했냐’ 하니 ‘그렇게 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10월 말 (일이)불거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여성 임원 등에 얘기를 한 것에 대해서는 “B씨는 오랫동안 일했던 사람이다. 제가 얘기한 것은 그 사람뿐만 아니라 체육회가 올해 들어 많은 여성을 승진시켰다. 가해자라는 사람을 보호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제가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인사 때 해결하겠다. (피해자)본인이 요구한 사항에 대해 조치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말하면 피해자를 처음 봤고 그 이후에 만나지도 않았다. 더 이상 관여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자를 설득하거나 그랬다면 전화 등을 했을 텐데, 경위서를 확인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뿐이다. 미투 운동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관여할 생각은 안했다. 다만 피해자에 대해서만 경위서를 받고 가해자 경위서를 받는 것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만났던 것”이라고 했다.

(기사보강 2018년 4월 16일 오전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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