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2018분 성차별‧성폭력 이어말하기’ 진행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자꾸 그러면, 나도 미투할거다’라고 말한 선배, 바로 옆에 성폭력 증인이 있어요”

나는 나보다 먼저 나서서 말한 모든여성, 나 이후에 말할 모든 여성과 함께 하고 싶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라는 말만이라도 하고싶다 -제니퍼 루드 베드포드 (사진= 김아름내)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청계광장에서 3월 22일~23일 1박 2일 동안 ‘2018분’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 성폭력에 대한 이어말하기를 진행한다.

오후 2시쯤 찾은 청계광장에는 여성들의 이어말하기가 한창이었다.

대독을 요청한 대학생 발언자 A씨는 “남자 선배가 옆자리에서 때리며 장난치는 여자 후배에게 ‘너 자꾸 그러면 나도 미투할거다’라고 말했다. 선배의 한 마디가 피해자를 조롱함과 동시에 수많은 피해자의 마음을 짓밟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A씨는 “그 자리에는 알려지지 않은 성폭력 피해자가 있었다. 선배가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장난으로라도 미투운동을 가볍게 소비하고 농담하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선배가 미워졌다”고 했다.

A씨는 “누군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범죄를 폭로하는데 선배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와 서열 등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겪은 것과 비슷한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리라 생각한다”며 “선배, 아직도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나요? 성폭력의 증인이 여기에도 있어요. 이렇게 선배 옆에요”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미투운동 지지자들의 2018분 동안 이어말하기가 청계광장에서 진행중이다.  (사진= 김아름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한 발언자는 “(촬영할 때)노출 옵션을 감수하더라도 극적으로 필요한 장면이면 할 수 있다, 연출자가 신뢰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면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여성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노출씬과 관련한 상대배우의 노출 가해, 촬영 이후 개봉(방송)되지 않은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연기 뿐만 아니라 스태프 일도 했다는 그는 “마흔인 여자 스태프에게 남자 배우가 ‘마흔 넘은 게 여자냐’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면서 “수많은 남성들이 얼굴을 평가한다. 그런 일을 겪으며 일을 한다”고 전했다.

또 “여성 이야기의 영화는 왜 제작투자를 받지 못할까. 남성들의 시각을 만족시켜주는 콘텐츠 생산에 절망스럽다”면서도 “나 이런 일을 당했어, 현장에 갔더니 이렇더라는 뒷담화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여전히 영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자리에 서는 용기를 낸 만큼, 열심히 기록해 허스토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투운동 시민행동의 이어말하기는 23일 오후 7시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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