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기술로 화장품 제조' 한국콜마 CJ헬스케어 1조3000억에 인수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국내 10위권 제약사인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가 1조300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는 소식에 ‘한국콜마가 도대체 어떤 회사냐’는 얘기가 나왔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 한국콜마)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 한국콜마)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한국콜마는 창업27년을 맞은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로 이미 매출 1조원을 올린 화장품업계 강자이다. B2B기업 이기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편이다.

그러나 비슷한 분야로 역사가 100년이 훨씬 넘는 제약업종에서 3개 업체만이 지난해 1조원 매출을 올린 사실과 비교하면 한국콜마의 성장세가 얼마나 거셌는지 알 수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는 최초로 4차산업 기술인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을 생산할 준비를 하고있다.

화장품 제조에 3D프린터의 적층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방식으로는 생산할 수 없는 차별화된 모양과 재질의 신개념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창업주 윤동한(70)회장은 가난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흙수저 출신이기에 인수전에서 막판에 역전승을 거둬 더욱 감동을 주었다.

윤 회장은 지난 1989년 국내 제약사에 15년째 근무하던 중 외국계 제약사로부터 최고경영자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내 사업을 일으켜 오늘의 성과를 일궈냈다.

대학 졸업 후 1970년 농협에 입사했지만 “부자가 아니어도,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일, 즉 기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서자 1975년 당시 작은 기업인 대웅제약으로 옮겼다.

대기업에서 스카웃 제의도 받았지만 작은 곳에 가야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 거절하고 대웅제약을 선택했다고한다. 15년간 일밖에 몰랐다.

그러던 중 화장품 시장이 유망하다고 판단해 미국콜마를 찾아 기술제공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후 일본콜마와 합작계약을 맺어 OEM(주문자 상품부착) 방식으로 화장품 제조업을 시작했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분부터 제조기술까지 개발해 화장품 회사에 제시하는  ODM 시스템을 갖추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1993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ODM방식을 도입했으며 이후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외 업체로부터 주문이 몰려 매출 1조원의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윤 회장은 매년 겨울 주말마다 직원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 하루 12km를 걷는 강행군이라 직원들은 이를 ‘우보천리행군’ 이라고 한다. “좋은 기업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곳”이라는게 윤 회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2년전 ‘인문학이 경영 안으로 들어왔다. '한국콜마는 왜 인문학을 공부하는가' 라는 인생에세이집을 냈다. 이 에세이집은 윤 회장의 인생론이자 한국콜마의 성장 스토리다.

한국콜마는 효도수당을 비롯해 미취학 아동 교육수당, 출산장려금 지급 등 사내 복지혜택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또 승진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치러야 하고 1년에 책 6권을 읽고 독후감을 써내야하는 점도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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