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저렴하게 구매 환영" 업계 "품질 저하 AS 미비 우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TV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값TV가 유통업계를 강타했다. 옥션이 내놓은 42인치 LCD TV(49만9000원) 300대가 1분 만에 매진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기대감을 드러내는 반면 관련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대 제조업체들의 가격 거품을 걷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품질 저하, 미비한 A/S 정책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 시장 가격 왜곡 등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소비자, 전체 TV가격 인하 효과 기대
 
TV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는 화질과 사운드, 디자인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바로 가격. 서민들의 경우 100만원에 육박하는 LED TV를 구매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유통업체들과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만드는 TV보다 많게는 50%까지 저렴한 반값TV를 선보인 것이다.
 
첫 출발은 지난해 홈플러스가 선보인 '통큰TV'. 이후 저가 TV가 봇물을 이뤘다. 이들 업체들은 유통비, 마케팅비 등을 절감했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11번가와 옥션은 이미 저가 TV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파크, 지마켓 등 다른 대형 인터넷 쇼핑몰들도 저가 TV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그간 출시된 저가 TV는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의 경우 수량이 딸려 공급을 못할 정도다.
 
특히 소비자들은 저가 TV 시장이 활성화되고, 인식이 전환되면 대기업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털 뉴스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소비자는 "그간 32인치 이상 TV를 구매하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TV가 나와서 이번 기회에 구매했다"며 "시장 경쟁이 활성화되면 결국 소비자들의 이익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업계, 가격 왜곡·품질 불만족 등 우려
 
반면 전자업계에서는 반값TV 열풍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품질은 물론 AS가 대기업에 비해 활성화 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점점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처음 구매 가격은 저렴할 수 있겠지만 수리비 등 사후 비용이 지속적으로 지출돼 결국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경우 배송지연이나 제품 불량이 있을 경우 소비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실제로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최근 판매된 저가TV의 경우 배송 지연 사례나 제품 불량으로 인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권희원 LG전자 HE사업부 사장은 "저가TV가 나왔다고 해서 이마트 TV를 분해해 봤는데 질이 확연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면 후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단발성 행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TV의 가격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반값TV 판매는 이벤트 성격이 짙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중소기업과 유통업체들은 일회성으로 팔면 그만이지만 TV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저가 TV만을 바라게 되어 대기업 TV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유통업체들의 마케팅이다"며 "소비자들이 저가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업이 폭리를 취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 매우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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