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홍색 평양시민증 갖는 게 소원...자녀 덕보는 사람들도

[우먼컨슈머 곽인옥 북한전문기자] 평양시는 북한의 심장이라고 불리우며, 북한에서 신성시하는 곳이다. 평양시 중심구역 상류층, 중류층, 하류층의 생활수준은 남한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평양의 상류층 : 현재의 남한 사람들과 비슷한 생활수준
▷ 평양의 중류층 : 남한의 2000년대와 비슷한 생활수준
▷ 평양의 하류층 : 남한의 1980말-1990년대 초 와 비슷한 생활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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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봉 구역의 개선문 (구글 이미지 캡쳐)

평양시는 평양중심구역과 주변구역 및 농촌으로 나누어지는데 ‘데모크라피아’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평양중심구역 주민은 150만명이고 주변구역(농촌포함)인구는 300만명 정도, 총 45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구역에서 중심지역으로 함부로 이사할 수 없으며, 지방에서 평양으로 이사는 더욱 더 힘들다.  지방에서 평양중심지역으로 들어오기 위해는 4개의 초소를 통과해야만 가능해 요새나 철옹성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북한주민들은 공민증을 발급 받지만 17세 이상 공민 중에서 평양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별도로 연분홍색의 평양시민증을 받는다. (공민등록법 제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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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민증 (구글 이미지 캡쳐)

이러한 평양시민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주민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여러 가지 특권을 누린다.

첫째, 평양시민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가장 큰 특혜는 해외에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평양시에는 대략 800여개의 회사가 있으며, 이런 무역회사 직원들은 무역일꾼으로서 해외에 나갈 수 있다.

또한 외교부의 대사관직원, 유학생, 러시아 벌목 노동자, 피복 공장 노동자, 식당 종업원, 과학기술인, 체육인, 예술인, IT인력 등이 평양 출신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철저히 신봉하고 검증을 통과한 우수한 사람들이 평양시민증 소지자들이다.

둘째, 북한내에서는 통행증 없이도 국경지역(신의주, 나진선봉, 혜산, 무산, 회령, 온성 등)과 개성을 빼놓고는 어디든지 다 갈 수 있기 때문에 금강산, 묘향산, 칠보산 등과 같은 명승지를 마음만 먹으면 여행할 수 있다.

또한 시장화에 따른 시장거래 및 물품유통업을 영위하는 특혜를 가지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전국적으로 물품을 유통하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어 평양의 무역회사로부터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 책, 노트와 같은 학용품, 가전제품(TV, 컴퓨터, 노트북 등), 의류, 가방, 양말, 신발(구두, 운동화), 안경, 핸드폰 케이스, 시계, 책상, 의자, 식료품(과자, 사탕, 빵, 룡성어묵, 룡성순대, 평양사이다, 대동강맥주), 세수 비누, 치약, 화장품, 어린이장난감 등 다양한 상품을 전국적으로 거래하고  각 지방의 특산품인 농토산물과 수산물들을 평양으로 유통시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셋째, 평양시민증을 가지고 평양에서 살면, 식량을 배급받고 국정가격으로 생활필수품과 문화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평양시에서 한국드라마를 본다든지, 정부를 비판하는 말을 하여 평양에서 추방당하는 사람들은 지방으로 내려가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데다 나무로 아궁이에 불을 지펴야 하며, 산간지역에는 눈이 엄청 많이 와서 살기가 힘든 처지로 전락한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평양시민들은 국가(김정은 체제)에 순응하고 평양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충성심을 불태울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지방 사람들은 평양으로 이사 오기를 소망하고 있다. 평양으로 이사 올 수 있는 방법은 어려운 일이지만, 첫째, 자녀가 두뇌가 뛰어나서 평양으로 대학이나 대학원에 들어가 졸업후 평양에서 직장생활을 하면 부모도 평양으로 배치 받을 수 있다. 단 부모나이가 65세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평양이 고향인 사람이 군사복무로 평양에 가야 할 경우에도 지방에서 평양으로 이사가 가능하다.

셋째, 비공식적이지만 조건이 타당하고 간부에게 10만 달러를 뇌물로 제공하면 평양시민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평양사람들이 장사를 할 때 지방의 친척을 활용하여 물품을 유통하기 때문에 평양의 친척을 둔 지방의 사람들은 장사를 통하여 많은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만약 평양사람이 추석과 같은 명절에 자동차를 타고 지방 친척집에 내려와서 맛있는 평양의 사탕이나 과자를 마을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면 그 친척집은 그 마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연예인이 온 것처럼 마을 아이들은 그 승용차 근처를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평양은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전시관으로 계획되어 있으며, 북한주민들에게도 TV를 통해서 평양의 아름다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에게는 평양은 딴 세상이며,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그곳에 가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갈 수 있는 사람들은 모범학생들이나 공장기업소 생산기관에서 표창을 받은 주민들 30-50명 단체로 1년에 한번 정도 견학을 갈 수 있을 정도이다.

이들의 평양견학코스로는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있는 만수대동상 – 개선문 - 옥류관(점심식사) - 청류관 – 창광원 – 동평양대극장 – 평양교외극장 등의 동선을 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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