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백숙·토끼탕 등 고급 먹거리는 주문하면 배달해주는데...

[우먼컨슈머 곽인옥 북한전문기자] 평양에도 주문하면 음식을 배달해주는 곳이 있다. 이른바 ‘메뚜기 시장’이다.

메뚜기 시장에서 오리백숙, 꿩백숙, 토끼탕 등 고급 먹거리를 주문하면 자전거로 배달해주는데 값이 비싸 부유층이 아니면 이용하기 어렵다.

평양시민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곳은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시장외에도 자생적으로 생겨난 ‘ 메뚜기 시장’이 있다. 이곳은 바로 요기를 할 수 있는 음식과 농토산물, 수산물 그리고 공업품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한다.   평양시민들이 가장 가까이하는 장소다. 공산체제 사회이지만 그래도 사람 살아가는 맛이 남아있는 장소다.

평양시 중심구역의 시장 및 메뚜기 시장 현황
평양시 중심구역의 시장 및 메뚜기 시장 현황

‘메뚜기 시장’이란 비공식적인 시장으로 보안원(경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 메뚜기처럼 이리 저리 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은 말 그대로 메뚜기 시장 수준이지만 앞으로 더 발전한다면 한국의  24시 영업을 하는 편의점 형태로  진화될 성 싶다. ‘메뚜기 시장’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차원을 넘어 깊이 분석하는 것은 평양시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생활을 알아 가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평양시 구역 메뚜기 시장 실태
평양시 구역 메뚜기 시장 실태

평양시 구역의‘메뚜기 시장’을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식적인 시장이 열지 않는 시간인 새벽 4시30 ~7시30과 저녁 6시30-10시30분에 시장이 열린다. 그리고 비공식적이기 때문에 보안원(경찰관)이 출근하지 않는 시간 때에 열린다는 특징이 있다.


둘째, 메뚜기 시장의 장소는 공식적인 시장처럼 어떤 건물의 형태로 매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장의 형태가 없다.  사람이 잘 지나다니는 아파트 밑이나 골목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시장의 장세를 내지 않는다.


셋째, 평양시에 있는 인민반은 보통 30-40세대를 한 인민반으로 보는데 10개의 인민반(1500-2000명) 꼴로 하나의 메뚜기 시장이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평양시에는 메뚜기시장이 수 천개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락랑구역의 토성시장처럼 규모가 큰 메뚜기 시장에는 보통 1500-2000명의 상인이 있다. 소규모인 경우 골목이나 길목에 20-30명이 있으며, 중간정도는 100여명의 상인이 장사를 한다.
다섯째, 메뚜기시장의 장사품목 중 고급먹거리로는 좋은 품질로 유명한 룡성식료공장에서 나오는 룡성어묵, 룡성순대가 있으며, 농촌주변  가정에서  직접 키운 돼지들이 공급되는데  토종 돼지족발, 돼지고기가 매우 맛이 좋다고 한다.


특히 견본을 보여주고 직접 집에까지 배달이 가능한 한방 닭백숙, 오리백숙 등  고급 요리는 전화를 하면 언제든지 배달해준다.
 

대중적인 먹거리로는 인조고기밥, 두부 밥, 햇 강냉이, 고구마, 대홍단 감자 등이 유명하다. 식료품으로는 쌀, 밀가루, 콩 등이 있으며,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 룡성사이다, 봉황맥주, 소주 등이 인기가 높다.  집에서 직접 기른 닭이나 오리 알로 만든 계란 후라이가 맛좋은 간식꺼리가 된다. 농토산물은 고난의 행군이후 개인부업지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공급되고 있으며, 수산물과 해산물 장사도 있다. 공업품으로는 담배, 학용품 및 생활필수품도 판매하다.

이러한 메뚜기시장은 평양시민들과 가장 가까이 있어서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해준다. 싼 값에 토속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로 많은 탈북민들이 잊지 못하는 추억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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