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세면장에서 돼지 키워 생계 유지...겉만 아파트지 속은 아직

[우먼컨슈머 곽인옥 북한전문기자] 고난의 행군이후 국가배급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생존을 위한 자생적인 시장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생존을 위한 자생적 시장화의 종류로는 장사, 개인부업, 개인수공업, 개인서비스업, 사 금융, 돼지 기르기 등이 있다.

평양시는 11개의 중심구역과 8개의 주변구역(410호), 2개의 농촌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농통합형 도시를 추구하는데 농촌과 가까운 도시 지역에서는 심지어 아파트에서도 돼지를 기른다고 한다.

주변구역과 농촌 단층집에서 돼지를 많이 기르는데 정년퇴직은 했는데 장사를 하지못하는 남성들이 주로 돼지를 키운다.

평양시 일선도로에 있는 아파트나, 간부아파트, 예술인 아파트, 과학자 아파트에서는 돼지를 기르지 않고 칠골농장과 같은 농촌을 낀 아파트에서 주로 돼지를 기른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인민반장이 돼지를 기르는 아파트에서는 주로 돼지를 많이 키우고  돼지를 기르지 않는 인민반장 아파트는 돼지를 기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평양시 만경대 구역 같은 경우 65세 정년퇴직을 한 체육인집에서 넓은 세면장에서 돼지를 키우고 베란다에서는 닭을 키워 계란을 시장에 판다고 한다. 또한 락랑구역 아파트에서도 세면장에서 돼지를 6개월 정도 길러 팔고 있는 세대가 있다고 한다.

주거 형태만 아파트이지 생활내용을 보면 옛날 농경시대 모습이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원래는 술을 만드는 가내수공업에서 남은 술 찌꺼기로 돼지를 키우기 시작했다.

요즘 평양에서는 지방 출신 군인들이나 대학생, 건설노동자들을 위해 가정집에서 개인식당을 운영하는 집이 많아졌는데 이러한 곳에서 잔 밥을 가지고 돼지를 기르는 세대도 있다고 한다.

평양시 중심구역 돼지사육비율을 보면 중구역은 최근에는 한 사람도 돼지를 기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파트에서 돼지 냄새가 지독하게 나기 때문에 단속이 심해서 그렇다고 한다.

평천구역은 중구역과 가까이 있어서 많이 기르지 않는데 화력발전소 지역을 중심으로 10% 정도가 돼지를 키운다고 한다.

모란봉구역에서는 월향동의 단층집에서 30%정도, 보통강구역은 단층집이 별로 없고 산업단지가 많아서 20%정도, 서성구역과 대성구역, 락랑구역, 만경대구역은 농촌과 접해있는 곳에서 30%정도가 돼지를 키운다고 한다.

대동강구역, 동대원구역, 선교구역은 단층집이 많아서 50-60%, 주변구역인 력포구역, 사동구역, 형제산구역, 룡성구역은 무려 80-90%나 돼지를 기르고 있다.

평양시 돼지사육 및 유통과정 실태 분석

돼지고기 유통은 주로 국영유통과 민간(시장)유통으로 크게 나뉜다.  한편으로는 국영유통은 국영돼지농장에서 길러진 돼지가 식자재공급소를 통해 국영식당, 외화상점, 호텔, 중앙당 간부 아파트 창광거리 음식점으로 유통된다.

다른 한 편으로는 민간(시장)유통은 개인집에서 사육된 돼지를 돼지데꼬를 통해  공식적인 시장, 메뚜기 시장, 합의제 식당, 개인집에서 운영하는 개인식당으로 공급되고 있다.

최근 돼지고기는 1kg에 3달러로 매우 가격이 싸다.  돼지사육에는 사료가 많이 들어 개인적으로 돼지를 키우는 집들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 힘들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서 돼지를 기르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평양시민들이 있기에 평양이 유지되는지 모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