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일본 북동부 대도시 센다이(仙臺)에서 서쪽으로 너댓시간 버스로 달리면 우리의 동해바다 방향에 야마가타(山形)지역의 나옵니다. 그곳의 어느 조그만 바닷가 마을에 갔습니다. 이곳에서 한국쪽으로 직선을 연결하면 독도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일본은 어디에나 온천이 널려 있는 나라지요. 이 바닷가 마을도 마찬가지...
그곳의 여관은 시설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다다미방이 그렇게 깔끔할 수가 없지요
각 방마다 온천욕을 할 수 있는 간이시설이 잘 되어 있더군요.
바닷가의 짠바람 때문인지 날씨가 끈끈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TV를 잠시 보다가 샤워를 하려고 객실에 딸린 샤워룸으로 갔지요.
샤워룸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비좁고 벽쪽으로 온통 대발을 걸어 두었더군요. 우리 여름에 대청마루나 커다란 창문에 걸어두는 대발과 같은 것이었죠.
나는 룰루랄라하는 기분으로 온천물을 틀곤 샤워를 했지요. 한시간 남짓... 즐겁고 개운하고 기분이 상쾌졌습니다.
그리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이부자리에서 꿈 여행을 했습니다.
이윽고 상쾌한 아침,
새로운 하루를 맞기 위해 몸과 마음을 씻어야지요.
온천물 샤워룸에 들어갔습니다.
아침이어서 샤워룸 밖이 보여요, 그래서 대발을 둘둘 말아 올렸습니다. 그런데 룸이 아니고 여관 객실에 붙어 있는 베란다였습니다. 더구나 사방이 뻥 뚫려 있어 밖에서 누구나 볼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전날 저녁엔 대발을 네려놓았기에 밀폐된 샤워룸인줄 알았지요.
2층이었는데 바깥을 내다 보니 바로 옆엔 2층 가정집들이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바로 2층집 사람들이 바로 보이데요.
손짓하면 바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리였죠.
그러면?... 앗!
어젯밤 내가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샤워를 했단 말이지...? 내가 머문 객실에서도 옆집 집 안이 훤히 보이는데...
저쪽선 내가 무방비로 홀딱 벗은 모습을 볼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밤엔 대발을 내려놓으니 이런 사실을 알수 없었죠.
홀랑 벗은 몸으로 샤워하는 모습을 누군가 봤겠지하는 생각이 드니 맘이 영 편치 않데요.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1층의 여관내 식당으로 갔습니다. 여관 직원에게 샤워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예사로 생각해요. 샤워 모습을 보여준다고 별 흉볼일도 아니라는 식이죠.
아직 남녀 혼탕이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그 동네선 가정집에서 샤워할 때도 밖에서 보여도 별신경 안쓰고 그렇게 샤워나 목욕을 한답니다.
그들의 오래된 생활문화랍니다.
관련기사
- [추억의 여행기 (13)] 바르샤바 공항에서 100불을 뜯기다
- [추억의 여행기 (12)] 오커퍼노키 습지에서 악어의 위협을 받다
- [추억의 여행기 (11)] 시드니 해변 어느 호프집의 '백호주의'
- [추억의 여행기 (10)] 호주서 산 꿀, 뉴질랜드에서 압수 당하다
- [추억의 여행기 (9) ] 터키 밥 한끼 한 때 '1억 리라'까지
- [추억의 여행기 (8)] 벨기에로 달려버린 룩셈부르크 택시
- [추억의 여행기 (7)] 몽마르뜨의 엉터리 화가
- [추억의 여행기 (6)] 쇼팽 생가와 그의 심장을 보다
- [추억의 여행기 (5)] 드골 공항에서 잃어버린 카메라
- [추억의 여행기 (4)] 바르샤바 프로펠러 쌍발기에서 커튼의 역할
- [추억의 여행기 (3)] 더블린의 ‘오오끼도우끼맨’
- [추억의 여행기 (2)] CNN에 출연(?)하다
- [추억의 여행기(1)] 사라진 기내식
- [추억의 여행기 (15)] 7200년된 삼나무가 살아있는 일본 야쿠시마 섬
- [추억의 여행기 (16)]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슬픈 전설
- [추억의 여행기 (17)] 뉴질랜드 여행지 호텔의 "가져가지 마세요"
- [추억의 여행기 (18)] 카프카의 집필실과 프라하의 황금소로
- [추억의 여행기 (19)] CNN스튜디오의 생생한 방송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