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파벌 다툼에 전현직 갈등, 외부 입김 가세...금융권 ‘혼란’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올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 2기 8개월만에 사의를 밝힌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외부 압력을 받아 물러나는 게 아니냐하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공적자금 지원을 받은 우리은행은 정부 영향력이 컸기에 비록 민영화 마무리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있다.

직원 채용 비리의 책임을 지고 2일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실은 정권교체에 따른 금융권 물갈이라는 설이 파다하게 퍼지고있다.

이는 이 행장이 사임의사를 밝히기 이틀전 금융위원회에 다녀간 사실이 확인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 후 확산되고있다.

이 행장이 금융위 방문때 사임과 관련된 얘기가 오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있다.

금융계에서는 우리은행에 이어 다음 차례의 물갈이 대상자가 거론되는 등 정권 교체에 따른 인적 교체가 본격화되고있는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3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행장이 지난 화요일(10월31일) 오후 금융위를 다녀왔다”면서 “채용비리 관련 조사결과를 설명하고 이런 저런 건에 대해 상의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이후 외부 행사를 자제했고 이틀후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은 최근까지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또 채용 비리 관련자 3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해 스스로 물러났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례대로)금융위가 직설적으로 나가라고 하지는 않았겠지만 뉘앙스나 분위기를 통해 이 행장이 사퇴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위 관계자는 “금시 초문”이라며 이 행장의 방문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문재인 캠프에 줄을 선 수많은 금융관련 인사들이 대기중인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줄 수있는 자리보다 대기자가 훨씬 더 많아 서로 자리를 차지하기위해 특정인물들에 대한 문제제기로 흠을 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설이 오간다.

이미 차기 은행장 자리를 놓고 정치권에서 유력인사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내부와 외부, 현직과 전직,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출신 간의 경쟁과 파벌다툼이 치열하다.

때마침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가 걸려있는 KB금융도 국민은행·주택은행·장기신용은행 출신간의 계파갈등이 노조의 반발에 더해 윤종규 현 회장의 연임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들고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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