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물품 단둥-신의주 통해 유입, 北.전역으로...80% 차지

[우먼컨슈머 곽인옥 북한전문기자] 평양시장에서 유통되는 물품 중 원산지가 중국인 공산품과 식료품 등은 무역일꾼 출신 들을 통해 파악한 바 어림잡아  전체의 80% 정도가 된다.

이러한 물품들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물품들이며, 유통이 어떻게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최근 이들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유통과정이 밝혀졌다.

첫째, 중국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물품들은 주로 식량 및 생활필수품들이다. 식량은 쌀이나 밀가루, 옥수수가 주종이며 생활필수품은 크게 공업품, 식료품, 가전제품, 건설설비자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공산품으로는 학용품, 가방, 유럽형 고급운동화, 신발(슈즈), 여자구두, 안경, 액자, 가구, 화장품, 책, 책상, 잡화, 시계, 목걸이, 아이들 장난감, 유리, 의류, 단복, 유니폼, 속내의, 속옷, 아동스웨터, 어른스웨터 등이 있다. 식료품은 빵, 효모(소다), 식용류, 맛내기, 커피, 라면, 과자, 사탕, 설탕 등이다.

가전제품으로는 TV, 냉장고, 세탁기, 가스렌지, 전기밥솥, 가정용 컴퓨터, 중고노트북, 핸드폰, 태양열판, 발전발동기, 정수기, 축전지, DVD, 등 다양하다.

건설설비자재는 타일, 알루미늄 창, 레자, 전선, 전등, 시멘트, 철제, 만능 못 등 이다. 이 외에 자동차, 화물차, 버스, 택시, 오토바이, 자전거, 휘발유, 과일, 의약품 등이 있다.

중국의 식량 및 생활필수품의 북한 내 유통 경로
중국의 식량 및 생활필수품의 북한 내 유통 경로

둘째, 위에서 열거한 물품들은 주로 단둥-신의주를 통해 80% 정도가 유입되고, 훈춘-나진선봉을 거쳐 청진으로 가는 루트로 나머지 20%가 유통된다. 더불어 지안-만포 루트로는 그 지역의 생활필수품이 들어오고 창바이현-혜산으로는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

물품의 유통은 와크권(무역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무역회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단둥-신의주 세관을 걸쳐 들어온 물품들은 신의주 물품창고(100%)에 집결된다.

이후 우선 평안북도(신의주) 10%를 남기고, 평양시 50%, 평안남도(평성시) 20%, 황해북도(사리원시) 5%, 황해남도(해주시) 5%, 강원도(원산시) 5%, 함경남도(함흥시)에서 5%가  유통 된다.

평양에는 와크권을 가지고 있는 무역회사가 1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무역회사 본사 창고로 물품들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평양으로 유통 되는 물동량이 많다.

평양으로 유입된 물품(100%)들은 평양시에서 30%를 소비하고, 나머지가 평성(40%), 사리원(10%), 해주 (10%), 원산(5%), 함흥 (5%)으로 흘러간다.

또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곳이 평성이다. 전국적인 도매지역인 평성에 모인 물품들(100%)은 남포 (10%), 사리원 (20%), 해주 (20%), 원산 (20%), 함흥 (30%)으로 유통된다.

반면에 훈춘-나진선봉으로 들어오는 물품들은 먼저 나진선봉과 새별군, 은덕군으로 유통되고 나머지의 60%가 청진으로 유통된다.

청진으로 모인 물품들은 다시 함경북도 즉, 김책시, 김주군, 무산군, 회령시, 경성군 화대군, 명천군, 화성군, 어랑군, 연사군, 부령군, 온성군으로 재차 유통된다. 나머지 40%는 함경남도 함흥으로 간다.

이러한 과정을 걸쳐서 무역회사의 물류창고까지 물품이 오게 된다. 무역회사는 3-5%의 이윤을 남기는 선에서 가격을 매겨  맞돈(현금)을 받고 다른 무역회사, 공장기업소, 시장, 개인도매상에게 물품을 도매로 넘긴다.

이를 넘겨받은 도매상인은 3-5%의 이윤을 챙기고 소매업을 하는 시장상인에게 판다. 그러면 시장상인들은 이 가격에 10%의 이윤을 붙여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평양의 도매상인들은 적게는 1만 달러, 많게는 3만 달러의 자금을 가지고 하나의 품목을 독점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장마당 주변에서 거주하면서 무역회사 임대 창고를 빌려 장사를 하는데 100평 정도 크기의 창고는 한 달에 임대료 100달러를 낸다. 

그들 대부분은 장사 수완이 좋은 중류층의 40세  이상인 여성으로 오랫동안 시장에서 장사를 했던 경험자들이다. 이들은 시장에서 소매업자와 인적네트워크를 맺고있으며 90%가 여성이다.

예전에는 유통업으로 20-30%의 많은 이윤을 남겼는데 이제는 유통이 매우 활발해지면서 이윤이 3-10% 정도로 작아졌다.

생산측면에서의 변화도 예고되고 있다.

유통구조의 발전은 이런 생산측면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무역회사나 돈주들이 합작 투자한 최신 공장기업소가 생겨나고 있다. 경제학에서 시장화의 발달단계는 유통시장화 → 생산시장화 → 금융시장화로 발전한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평양에서는 유통시장화에서 생산시장화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곽인옥 숙명여대교수  inokkw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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