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해외 진출 본격화...글로벌 시장에서 선점자 구글과 충돌 불가피

[우먼컨슈머 노영조 기자] 인터넷 검색업체인 네이버와 구글은 현재로서는 글로벌 검색 시장에서 맞부딪치는 경쟁관계는 아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스피커, 자율주행차 기술 등 4차산업분야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자율차의 경우 네이버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완성차업에 진출한다기보다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쪽에 집중하고있다. 도로환경에서 수집한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로 알려져있다.

이런 이미지 인식 기술은 검색서비스에도 필요한 기술이다. 네이버가 이미지 검색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하면 이는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서 지원하는 ‘서치바이이미지’와 비슷해 경쟁관계가 되는 셈이다.

구글홈 스피커

특히 네이버가 일본 동남아 중심의 해외 진출에서 벗어나 유럽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되면 경쟁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우선 구글에 대한 엄청난 액수의 세금부과 등 반 구글정서가 강한 유럽진출에 공을 들이고있다. 네이버의 해외사업은 이해진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가 책임지고 챙기고있다.

네이버와 자회사 라인은 지난해 9월 유럽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K-펀드1'에 각 각 5000만유로 등 총 1억유로를 투자했다. 이 펀드는 어릴 때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해 간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장관이 이끄는 코렐리아 캐피털이 운용한다.

네이버는 프랑스 그레노블에 있는 세계적 AI연구소인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를 인수했으며 이에 앞서 프랑스 음향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에 투자하고 파리에서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스페이스 그린’을 오픈하기도 했다. 유럽 진지 구축 작업의 일환이라고 할 수있다.

네이버 스피커 웨이버

이런 상황에서 이 전 의장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네이버가 세금 납부문제에서 글로벌 포털인 구글에 비해 역차별을 당하고있다는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네이버와 구글이 정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전 의장이 지난달 31일 국정감사에서 구글을 겨냥해 “특정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발언하자 구글이 발끈해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구글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서버가 있는 해외로 가져가는 데다 매출이나 자산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제대로 세금을 내지않는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고,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서 어떤 명목으로 연간 어느 정도 규모의 세금을 내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구글의 한국법인인 구글코리아는 유한회사로 등록돼있어 매출이나 자산 현황 등에 대한 공시 의무가 없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 국감에서도 한국에서 매출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국가별로 따로 추산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글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믿어주라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한국에서 세금을 내긴 내지만, ‘버는 만큼 낸다’는 원칙에는 턱없이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있다. 구글이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세금회피 문제로 비판을 받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는 것이다.

구글측은 네이버에 대해 “우리는 검색 순위를 조작하지는 않는다”고 네이버의 최대 약점인 검색 조작행태를 꼬집었다.

이번 네이버-구글의 충돌은 서곡일 수 있다. 자율차 기술, AI기술 응용, 차세대 이미지 검색 등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되면 상호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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