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관문 넘기 쉽지않다”...노조 업무방해 고발

[우먼컨슈머 김아름내 기자] ‘연임’이냐, ‘낙마’냐.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의 연임 여부를 최종 판가름하는 주주총회가 다음달 20일로 다가온 가운데 윤회장의 그간 행적에 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마지막 관문을 넘기가 어려울 것같다는 전망이 확산되고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먼저 후임 회장 선임 절차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회장측은 19대 대통령 선거 이전인 지난 4월 차기 회장 후보리스트를 대내외적으로 비밀로 하고 밀실에서 기획·추진해 아무도 열람할 수 없도록 하고 이사회 규정과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도 대외비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선임절차를 실행하는 이사회 사무국장조차 열람을 하지 못해 내용을 몰랐다는 후문이다.

특히 금감원 감사 착수시점인 지난 9월1일 군사작전하듯 기습적으로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로 확정지어 윤회장의 연임을 위한 ‘셀프 선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금감원 감사 도중 결과도 나오기 전에 이처럼 급하게 선임절차를 강행한 것은 금융기관 역사상 전례없는 일이다.

가뜩이나 KB금융지주는 인사권이 사실상 회장 개인에게 집중돼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는 터다.  회장은 계열사 대표 12명에 대한 선임권과 집행임원 100여명 임명권을  갖고있고 사외이사는 연초 회장이 선임한 관계로 회장에 대한 견제가 불가능한 구조로 돼있다.

연초 주총에서 김옥찬 지주사 사장이 등기이사에서 배제됨으로써 그같은 구조가 더욱 고착화됐다.

그 결과 KB금융 그룹이 특정한 개인에 의해 사유화된 것과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인수가격을 증권업계는 7000억원 안팎으로 봤는데 윤회장은 이 가격의 두배정도인 1조2500억 원에 인수해 고가매입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으며 이는 아직도 해명되지 않고있다.

이와관련,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윤 회장을 배임과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1일 윤 회장 등 KB금융그룹 임원 3인을 업무방해죄, 특수체포 감금죄, 강요죄, 권리행사 방해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고발장에서 KB금융 주주인 윤영대 공동대표가 7만여 주의 위임을 받아 지난 3월 24일 주주총회장에 입장하려 했으나 KB금융과 국민은행 인사부 직원만족부 안전관리부 직원 및 용역 청경 등에 의해 불법 감금되어 주주총회 의결권대리행사를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고발장에서 윤종규 회장의 과거 부당행위 등에 대한 전력과 KB금융지주 회장 취임이후 현대증권 고가 매입 등 5대 의혹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제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종규 회장이 윤영대 공동대표의 주주총회 참석을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뉴스캔 제공)
(사진= 뉴스캔)

회장 선임 절차 '불공정·불투명'… 비판 고조

한편 박홍배 KB금융 노조 위원장은 23일 본지와 통화에서 “윤 회장의 연임추진 과정에서 절차가 정당하지 못했다. 경영 측면에서도 직원들을 심하게 압박한 상황이었다. 또 은행노조 위원장 선거를 할 때 설문결과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박 노조위원장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이 KB금융에 들어와 후보자 자격조건을 만들었다. 이번 지배구조위원회가 회장 추천을 하는 자리에서는 롱리스트 23명이 후보에 올랐다.

박 위원장은 “미리 짜놓은 각본이라고 판단한다. 명단도 발표하지 않았다. 거의 셀프 연임 자작극”이라 비판했다.

또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80% 이상이 ‘윤종규 회장 연임’을 반대했다”면서 “(조사 마감) 2시간 전 찬성 응답이 급증했다. 업체에 IP조사를 의뢰했더니 4000개 응답이 17개 IP에서 나왔다”고 말해 윤 회장측의 설문조사 개입을 시사했다.

노조 선거 개입 의혹… 부당노동 행위

노조위원장 선거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전 지점장이 노조위원장 선거 전, 직원과 면담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노조는 윤종규 회장을 업무 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지난 9월 고발했다.  

윤 회장이 지명한 허인 은행장에 대해서는 “윤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고 11월 20일 주총 이후 행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거쳐서 임명하는 게 맞다. ‘현재도 회장이니 확정된 것 아니냐’하면 할 말이 없지만 새로운 회장이 되기 전 타이밍이니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허인 행장은 부행장, 본부장 등에 대한  7월 초 임원평가를 진행했을 때 15명 중 13등이었다. 언론에 이름이 나온 사람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노조위원장은 “외국인 주주는 윤 회장을 반대하진 않을 거다. 저희(노조)가 표를 통해 할 생각은 아니고 노조가 주주총회 안건을 제안했고 그 안건을 채택할 예정이라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사외이사 한 분을 추천하고 정관개정안도 제시했다. 많은 주주들이 저희쪽을 지지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종규 회장이 연임이 확정될 경우 향후 행동에 대해’ 묻자 “주총에서 확정되면 법적으로 뒤집기 어렵다. 당장 주총이후 계획까진 없다. 현재 시간대별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앞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우먼컨슈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