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컨슈머] 호주 여행을 마치고 기왕 온 김에 가까운 뉴질랜드로 날았습니다. 언제 뉴질랜드를 가보나 하는 생각에서 3일 정도 일정을 더 잡았습니다.

호주에서 출국할 때 호주산 꿀을 한병 샀습니다. 싸기도 하고 뭔가 빈손으로 돌아가기도 그렇고 해서...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죠.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세관검사보다는 농산물 검사가 아주 까다롭습니다. 뉴질랜드는 우리가 좋아하는 김의 장수도 세어 본다고 누가 그럽니다. 그 만큼 까다롭다는 뜻이겠지요. 나는 그때 김을 안 가지고 가서 실제 김의 장 수를 세는 일을 목격한 적은 없습니다.

내 차례가 되었습니다.
모든 여행객들은 가방을 모두 열고 검사를 받습니다. 예외가 없습니다. 세관원대신 농림 수산관련 공무원들이 나와서 일일이 검사를 합니다.

그들은 농산물, 통조림, 가공식품, 수산물(오징어등 말린 것), 약병 등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철저히 묻습니다.
나는 꿀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했지요.

그러자 그들은 꿀병을 요리조리 살피더니 못 가지고 들어간다고 하네요. 공항에 보관해야 한다는 겁니다.
출국할 때 찾아서 가져가면 된다고 알려줍니다. 뭐 출국때 쉽게 찾을 수만 있다면야...

그들은 내게 “뉴질랜드에도 꿀이 많이 생산되는데 굳이 호주에서 사가지고 올게 뭐냐. 그래서 일단 보관해야 한다“ 라고 하데요. 아하! 철저한 자국상품의 마케팅 정신이구나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당연히 뉴질랜드 제품 꿀은 무사 통과입니다.

사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형제나라와 다름 없는데 유독 농산물에는 민감하다고 합니다. 뉴질랜드는 농약을 만들지도 수입하지도 않는 정말 말 그대로 무공해 지역이지요. 그래서 외국산 농산물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할수 없이 꿀을 맡겨두고 공항을 나왔지만 개운치가 않았습니다.

다음날 우리 교민이 운영하는 농장엘 들렀는데 정말 농약없이 무공해로 사과를 재배하고 있더군요. 한알 따서 바지에 쓰윽 문지르곤 껍질 채 그냥 베어 먹는 맛이란 서울선 잊혀진지 오래된 것이지요. 우리 어릴 때 과일 껍질 채 먹던 생각이 나더군요.

한가지 우리와 다른 점은 과일이 크면 클수록 인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 입에 먹기 좋아야 잘 팔린다고 합니다.

우리 교민들은 처음 이민와서 무조건 과일을 크게 재배를 해서 내 놓았지만 모두 재미를 못보고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요즘은 뉴질랜드 사람들 입맛에 맞게 주먹만한 크기의 과일을 많이 재배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큰 과일보다는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미니 과일이 인기라고 합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아차! 오클랜드 공항에 강제로 맡겨진 꿀을 깜빡하고 찾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때는 비행기가 상공에서 고도를 제대로 잡았을 무렵이었습니다.

이무튼 뉴질랜드의 깐깐한 농산물 검사와 관리에 관한 한 우리나라가 한수 배워도 될 것 같습니다.

헬기를 두 대나 소유하고 있는 뉴질랜드 양떼목장, 목동견이 양을 지키고 있다(필자 소장)
헬기를 두 대나 소유하고 있는 뉴질랜드 양떼목장, 목동견이 양을 지키고 있다(필자 소장)

 

오클랜드의 요트전용 부두(필자 소장)
오클랜드의 요트전용 부두(필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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